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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고령화 사회 해법, 실버산업 육성이 답이다<7>일본 노인정택
입력 : 2019년 08월 28일(수) 17:55


전남 시니어'노인의, 노인을 위한 나라’ 시니어 근간 산업 날개
'개호보험' 등 국가적 차원 시니어 정책 마련
주택건설·식품·의료용품 등 각종 산업 확대
AI 등 최첨단 기술 도입된 인프라 구축도
노인 인구 비율이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일본은 국가적 차원에서 시니어들을 위한 정책과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니어들의 삶의 질과 복지 향상을 위해 주택 등 건설산업은 물론 요양병원·의료용품 등 각종 의료서비스, 식품 등 산업 전반에 실버세대를 고려한 정책을 체계화했다. 실버산업 육성을 위해 ‘개호’와 관련된 법과 제도를 제정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실버산업이 다각도로 활성화될 수 있는 뒷받침의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실버산업은 비단 노인들에만 혜택이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실버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젊은층의 일자리가 다각도로 확대됐고, 신규 인력 창출 등 적지않은 시너지 효과를 드러냈다.



◆‘개호’ 법률 제정

지난 1970년 고령화사회, 2007년부터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한국 보다 10년 일찍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로 두드러지고 노인의료비 비중이 커지면서 일본 정부는 지난 2000년 개호보험을 전격 도입했다. 고령자가 갈수록 심해지고 1인 세대 증가로 혼자 사는 노인들이 크게 늘어나자 간병을 더이상 가족에게만 떠넘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본 개호보험은 고령의 노인 등 스스로 일상생활을 꾸려 나가지 못하는 ‘개호’ 상태인 노인들의 보장수요를 겨냥한 사회적 간병보험이다.

개호보험 도입으로 노인을 중심으로 한 실버산업도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노인복지 혜택 강화가 관련 용품과 산업 시장을 급성장시킨 요인이 된 것이다. 노인복지와 관련된 사회제도적 개혁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고령화를 대비해 2013년 사회보험제도 개혁을 발표했다. 또 이듬해에는 지자체별로 지역의 특성에 맞게 자체적인 케어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화했다.



◆식품 등 실버산업 확대

일본의 실버산업 중 가장 먼저 시작되고 성과가 나타난 곳은 다름아닌 식품산업 분야다. 고령자는 신체적 특성상 씹거나 삼키는 기능이 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부드러우면서 고영양식의 ‘개호식품’ 개발이 다양화될 수 있었다.

당초 일본의 개호식은 지난 1990년대부터 가공식품으로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2000년 개호보험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개호식품 산업이 실버산업의 중추적인 분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일본 시장내 개호식품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먹거리로 자라잡은 것이다.

민간 기업들이 실버산업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대거 개호식품 산업 분야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실버산업이 활성화된 데 큰 몫을 담당했다. 지난 2002년에는 일본개호식품협의회가 개호식품 통일규격인 ‘유니버셜 디자인 푸드 자주규격(UDF)’를 마련하기도 했다. 해당 제도로 개호식품회사들은 규격에 맞춰 식재료의 모양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고령자가 씹고 삼키는데 무리가 가지 않는 제조기술력을 높였다.

지난 2014년 일본 농림수산성이 개호식품을 ‘스마일케어식’으로 명명해 식품 선택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로인해 일본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매년 급속하게 증가했다. 특히 고령친화식품 시장규모는 내년 1조2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단 식품 산업 뿐만이 아니다. 일본내 실버산업은 주택건설 사업 이외에도 노인전문용구·용품 산업, 개호 인력 산업 등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을 보살피는 ‘개호인력’ 산업시장의 확대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최근 발표한 ‘연도별 필요 개호인재 증가추이’에 따르면 노인인구가 지난 2016년 190만명에서 2020년 216만명, 2024년에는 245만명으로 증가하면서 간병 등 노인을 케어하는 개호인력은 2020년 26만명, 2024년에는 55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스마트한 노후 서비스 구축

일본은 실버산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에는 ICT를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로 노인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플래티넘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다각화하고 있다.

현재 일본 일부 고령자 주택과 시설에서는 소프트뱅크 로봇 ‘페퍼’와 도시바의 안드로이드 로봇 ‘치하라 준코’ 등의 로봇이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이들 로봇은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인들을 단순히 돌보는 것이 아닌 로봇과 공존하며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생활 기반을 갖추자는 것이어서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실제 취재팀이 방문한 도쿄도 시나가와구 복합복지시설인 헬스타운 ‘니시오오이’에서는 최첨단 로봇은 아니지만 노인들의 혈압 등 건강상태를 실시간 점검할 수 있는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자동화된 노인복지용품을 사용하며 해당 시설에 입주해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해당 시설 관계자는 “고령자 시설에서는 고령자가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과 복지용구가 충분해야 한다”며 “고령자 친화형 편의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의 다각화된 실버산업 정책을 중심으로 노인복지 서비스를 펼쳐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김현주기자

“어르신들의 행복, 최고의 복지”

사회·개호복지사 푸나바시 미사코 씨

“법에 따라 어르신들에게 행복을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11년차 사회복지사이자 개호복지사인 푸나바시 미사코(funabashi misako·33)씨는 노인복지의 목표가 ‘어르신들의 행복’ 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일본이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제정된 ‘개호보험’에 따라 노인들에 대한 복지 전반에 긍정적 변화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의 고령자들은 개호보험이 시행되면서 신체적 불편을 극복할 수 있는 보살핌을 받고 있다. 푸나바시씨는 “사회복지법은 노인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을 비롯한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점차 늘어나는 노인들에 대한 복지를 충족시켜주기에는 미흡함이 있었다”며 “하지만 개호보험이 제정되면서 국민들 스스로가 노년에 대한 준비가 가능해졌고 법적으로도 노인들에 대한 보호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양시설이나 병원을 갈 정도는 아니지만 고령으로 인해 일상 생활을 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손쉽게 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본인들이 일평생 살아왔던 거주지를 떠나지 않고도 케어 서비스를 받으면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만큼 어르신들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도 고령화에 따른 복지시설에서의 노인학대, 방치 등이 사회문제로 급부상했다. 이 때문에 개호보험 제정이 더욱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푸나바시씨는 “대학 다닐 때 복지시설로 실습을 나갔는데 노인들을 길게 줄 세워놓고 옷을 벗기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취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바로 노인들에게 인간적으로 대하는 시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호는 사회복지와는 별개로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며 “쉽게 생각하면 청소와 장보기, 세탁, 청소 등 집안일부터 식습관과 건강관리까지 모두 개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주기자 5151khj@srb.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