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0(수)광주 5ºC
오피니언 > 기고
[기고] 인공지능(AI)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입력 : 2019년 10월 23일(수) 13:24


이정희 한국전력 상임감사위원

“일본과 한국 모두 중국, 미국에 비해서 인공지능 대응이 늦었다.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이다” 지난 7월 세계적인 혁신 기업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제언한 말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능력의 일부 또는 전체를 ‘컴퓨터를 이용해 구현하는 지능’을 의미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4차 산업혁명을 촉발하는 핵심동력으로, 국방, 안전, 의료, 운송, 에너지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파괴적 기술혁신을 일으켜 인간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3년 전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바둑대전에서 승리하는 광경을 목격했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지능력, 판단능력과 함께 미래 예측능력에서도 이미 인간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학자들은 “100여 년 전엔 공과대학을 발전시킨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지만, 앞으로 100년은 AI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경제·기술 패권 다툼이 거세다. 기술 패권의 핵심분야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다. 미국과 중국은 양질의 빅데이터 보유, 막강한 컴퓨팅 자원 확보 등 연구개발 실적에서 모두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미국은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선두업체로, 중국에서는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이 미국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ICT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분야 기술 격차는 1.4년으로, 그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다국적 회계 컨설팅 기업인 PWC는 향후 10년 내에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이 미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과기부의 인공지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력은 미국대비 약 78% 수준으로, 중국·일본보다 기술 수준이 한참 낮은 상황이다.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인 머신러닝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학자의 수는 미국이 253명, 중국이 100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한명도 없다. 또 인공지능에 필수적인 슈퍼컴퓨터는 중국이 202대, 미국이 143대를 보유한 반면 우리나라는 5대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기술력은 우수 인재 보유 여부와 데이터의 양적·질적 차이에 좌우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속화되기 때문에 기술력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미국·중국을 영원히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22년까지 약 2.2조원을 투자해 우수인재 5천명을 확보하는 등 인공지능 4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인공지능에 유리한 통신, 전자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ICT 산업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가전·이동통신 분야에서 단기간에 Global Top으로 도약한 경험이 있다.

인공지능의 활용에 전력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국가 전력망을 AI로 최적화하는 것이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세우거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보다 더 큰 투자효과를 얻는다.”고 말한다.

한번 상상해보자. 김인공씨는 아침에 인공지능 비서가 자동으로 선곡한 음악을 들으며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비서 로봇이 침실로 들어와 스케줄을 보고하고, 주방에서는 가사 로봇이 음식을 준비한다. 식사 중에 비서 로봇이 사용자의 건강을 체크하고 관련 정보를 병원과 공유한다. 집을 나서면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대기하고 있다. 운행 중 사용자는 비서 로봇으로부터 일일 업무보고를 받는다. 사용자가 떠난 집에선 가사 로봇이 청소 등 집안 정돈을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일상생활 모든 부분에 인공지능이 도입돼 인공지능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핵심기술을 다른 국가에 의존하게 된다면, 삶 전체를 다른 국가에 종속당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선점하는 국가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뒤처지면 경제발전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하고 영원한 경제 속국 처지로 추락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 모두가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 확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 생존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