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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상설공연, 국악생태계 단비

@김혜진 입력 2020.01.30. 18:43 수정 2020.03.07. 18:39

얼마 전 취재를 위해 만난 젊은 국악단체 대표로부터 국악상설공연 출연료에 대해 듣게 됐다. 그의 말에 따르면 회당 출연료가 서울, 전주 지역 출연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출연료 금액을 듣고 기자도 적잖이 놀랐다.

그 대표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출연료가 아주 먹고 살기 좋은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 수준이면 적어도 벌이가 되지 않아 투잡을 뛰는 연주자들이 줄게 돼요. 그렇게 되면 음악에 몰두할 수 있게 되고 이런 단체가 더 많아진다면 결과적으로 국악공연 시장도 커지고 지역 국악계 수준도 높아지겠죠.”

데자뷰 같았다. 이미 국악상설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단체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수준 높은 연주 실력을 가진 연주자였는데 꾸준히 벌 수 있는 벌이 수단이 되지 않으니 결국 단체를, 음악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대표는 떠나는 후배가 아쉽지만 그 상황을 알기에 차마 잡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국악상설공연에 참여하게 되며 다시 그 후배와 함께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단다.

“출연료의 액수도 중요하겠지만 꾸준히 공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무대가 보장되자 그 후배와 다시 함께 할 수 있게 됐어요. 참 다행이죠. 흔치 않은 기회에요. 음악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데 음악적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죠.”

예로부터 남도는 소리의 고장이다. 판소리가 크게 발달했던 남도는 동편제와 서편제의 발원지다. 뿐만 아니라 광산 농악, 지산 농악, 서창 만드리, 용전들노래 등 생활 속에도 소리는 늘 함께 해왔다. 국창으로 불리는 임방울도 이 지역 출신이다. 신영희, 오정해, 박애리 등으로 이어지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명창들도 남도에서 나고 자랐다.

이후 세대가 물음표다. 지역 국악계를 이끌어갈 2030세대들이 지역에서 국악을 이어가기엔 국악 공연 시장이 좁다. 시장이 좁다는 것은 설 무대가 없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생존이 걸린 문제 앞에 젊은 국악인들은 지역을 떠나거나 국악을 그만둬야만 하는 상황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악공연시장은 걸출한 대회에서의 수상이 서울을 근거지로 한 팀에게 돌아가는 것조차 익숙하게 만들었다.

무대에 선다는 것은 음악적 생존은 물론 현실적 생존으로까지 이어진다.

본디 국악상설공연은 광주의 브랜드 공연으로, 광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상품을 위해 출범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지역 국악단체의 경쟁력을 키우기까지 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 국악계는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될 것이다. 계속해서 국악상설공연이 지역 국악계에 희망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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