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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지적장애 소녀가 건넨 마스크 선물

입력 2021.01.14. 16:31 수정 2021.01.14. 16:50
한푼 두푼 용돈 모아 손수 포장
한파 뚫고 구청 찾아 직접 전달
장애인 부모 가르침대로 나눔 실천
홀몸 어르신·어린이들에게 기부"
지난 12일 지적장애 A양이 광산구청에 찾아와 건넨 깜짝 선물들. A양은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싶은 마음에 한푼 두푼 용돈을 모아 기부했다.

"힘들게 생활하는 어르신들과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선물하고 싶어요."

지난 12일 오후 3시, 광주 광산구청 1층에 양손에 꾸러미를 한가득 든 A(19)양이 두리번두리번 뭔가를 찾았다. 낮에도 기온이 영하권에 머무는 한파 탓에 장갑도 끼지 않은 손은 빨갛게 언 채였다.

이를 본 청원경찰이 다가가 용무와 행선지를 묻자 "집에 있던 마스크와 용돈을 모아 산 마스크를 기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곧바로 청원경찰의 안내에 따라 기부 담당부서를 찾았다.

지적장애가 있는 A양은 지역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부모님 모두 장애인으로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자신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위해 구청을 방문한 것이다.

A양은 "'우리 가족이 힘들게 생활하는 것 같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더 힘들어하는 이웃들이 많다.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말을 평소에 아빠가 자주해주시다보니 저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적장애가 있어 서툰 발음이었지만 천천히, 자신의 바람을 또박또박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강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A양은 마스크를 직접 구매하고 정성어린 포장까지 손수 한 뒤에 구청을 찾았다. A양이 건넨 선물은 총 6개로 분홍색 포장지에 예쁘게 쌓여있었다. 포장지 겉면에는 사인펜으로 꾹꾹 눌러쓴 '어린이용', 'KF94' 글씨가 적혀있었다. 다른 두 개 포장에는 보건용마스크 50장이 들어있었다.

A양은 "코로나 상황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더 안 좋아져서 걱정이 됐다. 집에 있던 마스크와 용돈을 모아 산 마스크를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과, 힘들게 사는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고 전했다.

광산구는 A양의 바람대로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홀몸 어르신과 취약계층 아동에게 마스크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효진 광산구 복지연계팀장은 "A양이 평소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해야 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자 홀몸 어르신과 취약계층 아동들을 돕고싶어 영하 추위를 뚫고 구청을 찾아왔다"며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마스크를 선물한 A양의 마음에 직원들 모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이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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