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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브리핑] 커피 값 항공권은 누구 생각?

입력 2020.02.17. 17:35

“커피 값 항공권”

‘제주도 최저 5천 원대(편도 기준)’. 처음엔 ‘0’하나가 빠진 줄 알았습니다. 초특가 항공권을 앞세운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의 마케팅 정도로만 이해했습니다. 이른바 ‘커피 값 항공권’의 속내를 들여다 보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제 살 깎기 경쟁에 내몰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칼바람이 불고있는 항공업계의 속사정을 들여다봤습니다.

▲ 커피 값 항공권 왜?

지난해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불매운동은 항공업계를 덮친 최악의 이슈였습니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그 간 큰 수익을 안겨주던 일본노선이 직격탄을 맞자 중국 노선을 대체 노선으로 삼아 반등의 기회를 노렸습니다.

항공사들은 저마다 우한 등 중국 내 신규 취항지를 넓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주·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을 늘리면 되지만, 저비용항공사는 수익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노선을 갖춘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지난해 각각 328억 원, 505억 원 규모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커피 값 항공권’ 상품이 나온 배경입니다. 가격을 낮춰 일본·중국 대신 국내 여행객이라도 끌어 모으자는 생각에서 입니다. 티웨이항공은 3월까지 광주∼제주 간 편도 항공권을 최저 5천400원(성인 1명 기준)에 판매합니다. 3월부터 광주공항 운행을 재개하는 진에어는 6천900원, 제주항공도 8천500원부터 항공권이 책정됐습니다.

▲ 무급 휴직

항공사들은 무급 휴직 등을 통한 인건비 축소에도 나섰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선 반응이 엇갈립니다.

17일 직장인 전용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무급 휴직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모 저가항공사 직원은 “회사 사정을 감안해서 무급 휴직에 동참하고 싶지만 생계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무급 휴직 신청을 하지않은 직원에 대해서는 회사차원의 압박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사 측의 ‘감성팔이식 휴직 강요’에 밀려 동참하지 않겠다는 직원들도 다수 보입니다.

지난 15년 전 겨울, 지역 농민들이 광주시청 앞에서 당시 고가의 파프리카 10여 톤을 무료로 나눠준 적이 있었습니다.

‘공짜 파프리카’ 소식에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거나 하나라도 더 받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현장 취재 과정에서 그날 판촉은 가격 폭락에 따른 농민들의 절박함과 어려움을 시민들에게 알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자식같이 키운 파프리카를 그냥 나눠 줄려니 속에서 피눈물이 나네요. 근데 ‘왜 공짜로 주는지’ 물어본 사람이 한명도 없는 것이 더 서럽네요.” 그 날 내린 겨울 비에 농민들의 피눈물이 섞여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습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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