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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모든 시민군의 이름이 되기를"

입력 2020.05.19. 18:38 수정 2020.05.19. 18:54
시민군의 딸, ‘살풀이’로 광주시민 위로
단국대 김선정 교수 40주년 기념식 공연
아버지가 지켰던 옛 도청서 '한' 달래
살풀이 춤을 선보이는 단국대 김선정 교수.무등일보DB

"저의 춤이 흔적 없이 스러진 이들의 흔적이 되기를, 이름 없는 모든 시민군의 이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 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8일 1980년 항쟁의 심장부였던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대통령의 참석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무대가 하나 더 있었다.

시민군 고 김성찬씨의 딸 단국대 김선정 교수가 18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서 열린 5·18 40주년 기념식에서 영령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살풀이 '광주의 넋'을 선보이고 있다. 무등일보DB

1980년 시민군으로 활동하다 후유증으로 생을 마감한 고 김성찬씨의 딸 김선정 교수(단국대 예술디자인대)가 스러져간 광주시민들의 영혼을 기리는 살풀이 춤 '광주의 넋'을 선보였다.

광주시민과 대통령, 전국민,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버지의 넋을 위로했다. 도청에서, 금남로에서, 시장에서 꽃잎처럼 날아간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영혼의 안녕을 빌었다. 시민군의 딸이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뒀던 상처와 위로와 아픔을 옛 시민군들이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지키고자했던 항쟁의 한 복판에서 전세계인과 함께 위로에 나선 것이다.

무용은 아버지와의 약속이었고 김 교수가 아버지를 기억하는 유일한 방식이었다. 운명이었을까. 한국무용을 전공한 김 교수는 살풀이 춤 전수자가 되었고 아버지들이 목숨을 담보로 지키고자했던 광주민중항쟁 40주년, 그 심장부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식에서 그들의 넋을 기렸다. 감회가 오죽했을까

김 교수는 "오래 억눌러 놓았던 슬픔과 외로움을 이제는 마음껏 펼쳐 보이고 싶고, 남편에 대한 기억을 끝까지 숨긴 채 돌아가신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김 교수와 그의 어머니는 시민군이었던 아버지와 광주를 감추고 슬픔을 억눌러야했던 시절을 살아왔다. '광주의 기역자도 꺼내면 안 된다'는 전라도의 당부가 익숙했던 시절을 보낸 연후다.

김 교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이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6호 살풀이춤 전수자다. 제23회 전국무용제 대상 '대통령상', 제34회 서울무용제 '우수상', 제2회 전국 전통무용경연대회 '금상', 제1회 김백봉 춤 보전회 '금상' 등 국내외 권위 있는 대회를 석권했다. 광주 학강초와 동아여중·고 출신으로 단국대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덕진기자 mdeung@srb.co.kr·김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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