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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민주화' 불살랐던 노년의 스승과 제자 한자리에

입력 2020.06.29. 19:22 수정 2020.06.29. 19:38
'우리의 교육지표' 선언 42주년
전남대 김남주홀서 기념식 열려
"유신정권 주장 '국민교육헌장'
문제졈 공론화 교육 방향 제시"
29일 전남대 김남주홀에서 열린 '우리의 교육지표 선언 제42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정옥 기자

29일 오후 4시 전남대 김남주홀에서 열린 '우리의 교육지표' 선언 제42주년 기념식. 중절모에 희끗희끗한 머리, 나이지긋한 어르신들이 차례로 들어서며 안부를 주고 받는다.

42년전 '교육지표'를 선언한 스승들과 뒤를 이어 투쟁을 펼쳤던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삼엄했던 유신체제 말기, 모두가 교육과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불살랐던 이들이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진행된 기념촬영에서 참석자들은 "민주교육 화이팅"을 외쳤다.

이날 행사는 당시 참여학생이었던 문승훈 (사)긴급조치사람들 부회장의 '교육지표' 경과보고에 이어 신일섭 호남대 명예교수의 발제와 이홍길 전남대 명예교수, 김경천 전 국회의원의 구술 등으로 이어졌다.

고령임에도 참석자들은 '교육지표'의 의미와 42년전 당시의 상황들을 분명하게 전했다.

당시 학생 신분으로 투쟁에 참여했던 신일섭 전 호남대 교수는 "'교육지표' 선언은 유신체제 후 긴급조치 등으로 학생운동이 위축됐던 시기에 더 이상 학생들의 희생을 기다리지 말고 교수들이 직접 나서자는 것이었다"며 "유신정권이 주장하던 '국민교육헌장'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우리 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교육지표' 선언문을 인쇄했던 김경천 전 국회의원은 인쇄물 제작과정과 전남대에 3천장을 배포했던 일들, 경찰에 연행됐던 순간들까지 당시 겪었던 고초를 회고했다.

'교육지표' 선언에 참여했던 이홍길 전남대 명예교수는 "'국민교육헌장'은 일본의 군국주의 망령, 만주국 이데올로기 등이 똘똘 섞여 있는 반민주적인, 국가주의 교육 사상이 담겨 있는 것"이라며 "'교육지표'선언은 민청학련 사건과 5·18민주화운동의 사이에서 5·18 전사를 만들어낸 사건인만큼 전남대도 생명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꾸준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지표 사건'은 1978년 6월27일 전남대 교수 11명의 서명에 의한 '우리의 교육지표' 선언에서 발단됐다. 이어 6월29일 전남대 학생들이 연행된 교수들의 석방과 선언을 지지하는 성명과 함께 3일간의 연속된 시위 그리고 7월3일 조선대 학생들의 '조선대학교 민주학생 선언문'까지를 뜻한다. 당시 참여교수 11명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해직됐고, 30여명의 학생이 구속·제적·정학당했다. 35년이 지난 2013년에서야 송기숙(78) 전남대 명예교수 등 8명이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아 명예를 회복했다.

현재 11명의 교수 가운데 7명은 고인이 됐고, 학생들 역시 교수, 교장, 한의사, 부동산중개업, 인쇄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다 이제는 퇴임을 앞두고 있다.

이윤주기자 lyj200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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