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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연고 1도 없는 2030들의 광주이야기

입력 2020.05.11. 10:58 수정 2020.05.11. 17:52
'택시운전사; 매개 광주 찾아보자
앞으로 광주 궁금증·기대 담아
12명의 다양한 광주탐구생활 생생

1980년 5월 광주를 겪은 사람들은 그때 기억들을 끄집어 내는 것을 지금도 아파한다. 여전히 그 상처와 슬픔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기억은 아물지 않은 상처로 생채기가 됐고 아픔은 그 자체로 삶 속에 자리해 있다.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오지윤씨와 아트디렉터 권혜상씨는 지난 2017년 어느날 오후 모처럼 선물처럼 주어진 칼퇴근을하고 고심 끝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던 영화 '택시운전사'를 무작정 예매하고 관람했다.

이들은 영화가 끝난 후 젖은 감동을 안고 엘리베이터에 탈 때까지 말을 아꼈다. 오씨는 영화를 본 후 퇴근할 때마다 거친 광화문광장에서 한 할아버지가 플래카드를 높이 들고 매일 출석 도장을 찍는다는 걸 알게 됐다. 플래카드엔 '5·18 민주화운동과 북한의 관계'라는 붉은색 필체의 글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는 옆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며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대학생이 무슨 생각을 할 지 의문이 들었다.

최근 출간된 '요즘. 광주. 생각.: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은 광고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의 경험과 시선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광주에 연고도 없고 광주에 대해 잘 알지도 못 하지만 오직 2030세대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광주리: 광주를 다시 이야기하다' 프로젝트의 닻을 올렸다.

가장 먼저 '광주리'라는 프로젝트 이름을 짓고, 프로젝트 로고를 디자인했다. 주먹밥 모양 이이콘은 권씨가 작업했다.

이들은 기성세대가 논하는 광주가 아닌 새롭고 멋진 광주를 그리고 싶었다.

2년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은 기획자들의 주도로 부산 사람과 연애 중인 한 광주 사람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날개를 달았다.

책에는 개성 있는 열 명의 젊은이와 함게 나운 광주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룬다.

긱 인터뷰는 저자들의 생각과 경험 등에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해 서로의 생각을 꺼내 놓는 얼개로 구성됐다.

'요즘. 광주. 생각.'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40년을 맞은 시점에서 12명의 2030 밀레니엄 세대들에게 광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인터뷰 모음집이다. 승패가 존재하는 토론이 아닌 각자의 솔직한 생각을 나누는 대화를 담았다는 점에서 출간 의미가 크다.

이들은 도시 연구가에서부터 역사학자와 광주 출신 청년, PD, 기자, 페미니즘 서점 주인, 의무경찰, 회사원 등으로 다양한 직업과 이력의 소유자들이다. 광주의 초등교사 서희와 민지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일선 학교에서 행해지는 '5·18 교육'에 대한 단단한 교육관을 피력했고 독일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지나는 현지 사례를 통해 사람들을 한데 모이게 만드는 역사의 힘을 이야기했다.

도시연구가 준영씨는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스토리텔링으로 사람들이 광주를 찾도록 할 수 있을 지 생각을 풀어냈다.

오지윤씨는 "인터뷰어들에서 얻은 가장 큰 배움은 우리가 모두 다른 생각을 한다는거다. 그게 정말 건강한 일"이라며 "인터뷰한 12명의 이야기는 광주에서 출발했으나 서로 다른 도착지에 착륙했다"고 말했다.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김경옥씨는 "80년 봄 광화문에서 하필이면 나에게 최루탄이 날아들아 나는 눈도 못 뜨고 신촌까지 걸어갔다"며 "한 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나도 아는 광주 이야기여서 가슴이 아파 천천히 들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다른 세대의 다른 이야기를 눈 반짝이며 고개 갸웃거리며 들어보 싶다"고 밝혔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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