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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본주의는 싸구려로 세계를 집어삼켰다

입력 2020.05.20. 16:05 수정 2020.05.21. 11:19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라즈 파델·제이슨 무어 지음/ 북돋움/ 1만8천원

지금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지구촌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자본주의다.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아념적 기반으로 생겨난 자본주의는 600년 동안 국제사회의 작동원리로 자리해 왔다.

최근 나온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젠더 이슈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를 망라한 전문가들이 추천한 담대한 역사서이자 도발적인 사회과학서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가 18세기 산업혁명의 영국이 아니라 15세기 대서양의 한 섬에서 시작됐다는 관점에서 유럽과 신대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자연과 돈, 노동, 돌봄, 식량, 에너지, 생명 등 이 일곱 가지 가치를 저렴하게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의 오랜 전략이었고 그 작동의 원리를 각 장에서 파헤치고 있다.

저자들의 메시지는 '자본주의는 세계를 싸구려로 만듦으로서 작동해 왔다'로 규정했다.

이들은 극단적 불평등과 금융 불안 등 같은 현재 위기가 자본주의가 감춰온 비용이 비로소 우리에게 청구서로 날아들었음을 서늘하게 지적한다.

이들 위기는 별개 해법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라는 총체를 제대로 이해해야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견해다. 세계 역사를 하나의 시선으로 꿰뚫는 지적인 충만함을 넘어 현재 세계를 관통하는 문제의 근원을 직시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탁 트인 시선을 갖출 수 있다.

문제는 절실하고 해답은 미약하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같은 면에서 이 책은 이 시계 제로의 시대를 담대하게 진단하고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약 1만 2천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시기를 지질학적으로 '홀로세'라고 부른다. 이중 최근 2천년을 바로 떼어 '인류세'라고 부르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저자인 라즈 파델과 제이슨 무어는 여기서 더 나아가 현재를 '인류세'가 아니라 '자본세'로 명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본세 600년의 역사가 어떻게 구축됐는지, 그 자본주의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지적 여정의 목적지는 명확하다. '세계 생태계'라는 개념 속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의 기원과 진화, 불평등의 재생산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저자인 라즈 파델은 72년 영국 런던 출생으로 옥스퍼드대에서 정치철학과 경제학 학사, 런던정경대에서 석사, 코넬대에서 개발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경제학의 배신' '식량전쟁' 등이 있다.

제이슨 무어는 미국 빙엄턴대 사회학과 교수로 역사지리학과 정치생태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저서로 '생명망 속 자본주의' 등이 있다.

백우진씨와 이경숙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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