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7(토)
현재기온 9.7°c대기 좋음풍속 2.3m/s습도 47%

(약수터) 매화의 절개

@김대우 입력 2021.02.22. 18:26 수정 2021.02.22. 18:49

'오동나무는 천년이 지나도 제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고 버들가지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

조선의 명 문장가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한시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 매화의 절개를 노래했다. 매화는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 땅 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낸다.

특히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 하여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평가받는다. 난(蘭)·국(菊)·죽(竹)과 더불어 사군자(四君子)로도 불린다.

매화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이름도 달리한다. 꽃 위로 눈이 내리면 설중매(雪中梅), 달 밝은 밤에는 월매(月梅), 향기를 강조하면 매향(梅香)이 된다. 매화는 순천 선암사와 구례 화엄사가 유명하다. 선암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가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남 산청 단속사지(신라시대 창건한 사찰)의 정당매(수령 630여년)가 최고령이었는데 최근 고사하면서 그 지위를 넘겨받았다고 한다. 매화꽃이 피는 이맘때면 선암사에는 매화를 찾아 나선 심매(尋梅)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구례 화엄사의 화엄매도 유명세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

화엄사 경내 작은 암자인 길상암(吉祥菴) 앞 작은 연못 주위에 자리한 수령 450여년의 화엄매는 꽃은 작지만 향기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천연기념물 제485호로 지정됐다. 화엄사 각황전(覺皇殿) 옆에도 매화나무 한 그루가 더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진홍색의 홍매화다. 조선 숙종 때 각황전 중건을 기념하기 위해 계파선사(桂波禪師)가 심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 매화가 매서운 칼바람을 뚫고 꽃망울을 터트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지칠 대로 지친 국민들에게 따스한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는 매화의 굳은 절개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원칙을 지키며 의지와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이런 매화의 기운을 벗 삼아 다시 찾아온 2021년의 봄을 힘차게 맞이해야겠다. 김대우 사회부 부장대우 ksh430@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