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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땅에 다시 세운 안용백 흉상, 결국 뽑혔다

입력 2019.12.10. 18:55
보성군, 문중 입회 하 경계측량
도로부지 침범 확인 지난달 철거
문중 제각 안으로 옮겨 재설치
시민단체 “단죄비로 존재 알려라”
2013년 광주에서 철거된 뒤 보성으로 옮겨져 다시 세워진 안용백 흉상. 보도 이후 지난달 19일 철거됐다.

<속보>친일인사 안용백 흉상이 광주에서 철거된 뒤 고향 보성에 불법으로 다시 세워졌다는 보도(2019년 10월30일자 6면)와 관련, 안용백 흉상이 결국 다시 철거됐다.

9일 보성군에 따르면 안용백 흉상은 지난달 19일 문중 제당 내로 옮겨졌다.

보성군은 앞서 지난달 8일 안씨 문중 입회 하에 경계측량을 실시한 후 흉상이 도로부지를 침범한 사실을 확인했다.

흉상은 또한 군청에 신고되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안씨 문중에 흉상 이전을 구두로 전한 뒤 지난달 13일에는 정식으로 공유재산법상 군유지 무단 사용임을 알리고 이전 요청서를 문중에 발송했다.

이에 안씨 문중은 지난달 19일 자비를 들여 흉상을 철거한 후 지근거리에 있는 안씨 제각으로 쓰는 주택 안 마당으로 옮겼다.

안씨 문중은 안용백 흉상이 친일 잔재이긴 하나 조상의 상징물이라 버리지 못하고 결국 다시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 문중이 스스로 불법 시설물이자 국유지에 세워진 안용백 흉상을 이전하면서 보성군은 강제 철거 등 계획은 수립하지 않기로 했다.

또 친일 잔재가 철거되면서 보성군은 지난달 29일 의병활동과 시대정신을 조명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며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을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다시 착수했다.

그러나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달 14일 안용백 흉상 철거와 단죄비문 설치를 촉구하며 11개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역사정의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이 성명을 냈다.

시민모임은 안용백 흉상이 비록 철거됐지만 친일 인사의 행적을 감싸 안으려는 후손들의 허물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흉상을 철거하라는 목소리가 비단 불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됐다”며 “황국신민화와 강제동원에 앞장선 인물을 본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올바른 역사의식이다”고 주장했다.

또 “흉상의 비문에는 안용백을 칭송하는 내용으로만 채워져 부끄러운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며 “안용백의 죄상은 물론 그 흉상이 고향에 다시 세워졌다가 철거된 경위까지 담은 단죄비를 안내문으로 세우는 것이 올바른 역사다. 보성군은 이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용백 2대 전남도 교육감은 1901년 보성 태생으로 경성제국대학을 졸업하고 1930년부터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했다.

1941년 황국신민화 활동과 징병·징용을 독려하는 국민총력조선연맹 선전부 서기에 임명됐다.

조선총독부 재직 시절 친일 잡지에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 정책을 찬양하는 글을 다수 기고했고 1941년 경남 의령군수로 부임 이후 전시 동원을 독려하는 강연도 했다.

1958년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개표 과정에서 야당 참관인들에 수면제가 든 닭죽을 먹이고 표를 조작한 이른바 ‘닭죽 사건’이 발각돼 당선 무효 판결을 받은 이후 전남도 교육감을 지냈다.

이후 1977년 사망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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