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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브리핑] "엄마, 졸업식에 아무도 오지 말래"

입력 2020.02.25. 18:51

“응답하라 2020”

옛날 서당엔 책거리, 책씻이가 있었습니다. 책 한 권을 마쳤으니 떡을 만들어 한 턱 냈습니다.

수업을 끝낸 기념으로 그 동안 노고를 치하하고 사제 간의 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학위복이 등장한 건 1908년.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국립병원 제중원 1회 졸업식에서 입니다.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약를 의미합니다.

대학 졸업식은 집안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였습니다.

할머니·할아버지부터 엄마 품에 안긴 조카들까지 온 가족이 대학 캠퍼스에 모두 모여 꽃다발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날 짜장면·탕수육은 덤이었죠.

25일 자 무등일보 사회면의 사진 한 장이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코로나 여파로 학위수여식이 사라졌다’는 내용.

조선대 측이 ‘생애 한 번 뿐’인 졸업식을 위해 모인 경상대 학생 50여 명을 위해 학위복을 빌려주고 포토존도 마련해줬으나,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중단됐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입니다. 전남대학교 3천975명, 조선대학교 4천63명, 호남대학교 1천594명 등 광주지역 주요 대학들의 졸업생 수는 1만5천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들 대학들 모두 졸업식 등 행사를 취소한 상태. 올 한해 광주지역 초·중·고등학교 졸업생은 5만여 명에 달합니다.

먹먹함은 젊은 청년 세대에 대한 미안함입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 문제는 심각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실업자는 2008년 31만8천명에서 2018년 40만8천명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OECD 36개국 가운데 24위에서 26위로 떨어졌습니다.

있는 집과 달리 ‘○○ 찬스’ ‘○ 수저’와도 맞서야 합니다. 복고풍의 레트로 스타일(Retro style) 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습니다.

‘응답하라 2020’시리즈의 한 대목. “아야 우리들은 넘들 다 해본 졸업식도 못해 봤어야”. 학교에서 사회라는 생존의 무대로 뛰어든 젊은 세대들에게 선물은 커녕 추억마저 빼앗아 버린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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