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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현수막, 대행사가 걸어도 주택조합 책임"

입력 2020.07.12. 14:02 수정 2020.07.12. 16:02
지자체 상대 소송 주택조합 패소
과태료 16억 정당…원고 청구 기각
법원 “경제적 이익 조합에 귀속돼”
광고주·건물주까지 처벌 규정 검토
광주 남구청 불법광고물 단속반이 시내 가로수에 걸린 불법 분양 광고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사진=광주 남구 제공

광주 도심을 뒤엎는 불법 현수막 상당수가 아파트 분양 현수막이고, 이를 주택조합 등이 암묵적으로 묵인한다는 본보 보도(6월30일 7면 참조)와 관련, 불법현수막 게첨의 책임이 주택조합에 있다고 명시하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상당수의 주택조합들이 불법 현수막 과태료를 주민들의 추가분담금으로 부담시키며 책임을 회피하는 만큼 강도 높은 처벌이 요구된다는 여론이 높다.

12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동구 A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이 동구와 서구, 남구를 상대로 제기한 과태료부과처분무효확인 등 소송에 대해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이기리)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동구 지산동에 아파트를 신축하고자 설립된 A지주택은 추진위원회 시절부터 아파트 분양을 홍보하는 불법 현수막을 도심 곳곳에 내걸어 지자체 3곳으로부터 과태료가 부과됐다.

동구와 서구, 남구는 A지주택 명칭으로 아파트 분양홍보 현수막이 도로변과 가로수, 가로등에 신고나 허가 없이 다수 부착돼 있음을 확인하고 옥외광고물법 위반으로 판단, 사전 통지 후 과태료 부과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부과된 과태료는 가산금을 포함해 동구 3억6천591만3천200원, 서구 4억2천499만5천원, 남구 8억1천485만5천500원 등 총 16억576만3천700원이다.

A지주택 추진위가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자 3개 지자체는 주택조합 설립 인가가 취소될 수 있음을 알리고 조합 소유 부동산을 체납처분에 따라 압류 조처를 취했고, 그제서야 A주택조합은 과태료와 가산금 전액을 납부했다.

이어 A지주택은 사전통지와 의견제출기회가 부여되지 않았고, 현수막을 분양대행사가 부착했음에도 조합이나 추진위에 과태료를 부과한 것을 문제삼으며 과태료를 되돌려달라고 지자체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과태료 결정 전 10일 이상의 기간동안 의견 제출기회가 부여됐고 사전 통지가 있었다"며 "현수막에는 아파트 분양홍보 내용과 주택조합 명칭이 명시돼 있었다. 아파트 분양 계약과 관련된 경제적 이익의 귀속자는 A주택조합 또는 추친위이다"고 명시했다. 또 "분양대행사와 체결된 계약에 따르면 분양대행사의 조합원 모집업무 수행 때 조합이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관리·감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A지주택이 이같은 소송을 제기한 데에는 현행 옥외광고물 법이 정한 위반 행위 및 과태료 부과 규정에 헛점이 있기 때문이다.

옥외광고물법 10조는 불법옥외광고물에 조치를 취할 관리자로 광고물 설치자, 광고주, 광고물이 설치된 토지·건물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20조 과태료 항목에서는 설치자와 제작자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A지주택은 이 부분을 들어 불법 현수막을 게첨한 업무대행사가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구, 서구, 남구는 질서 위반 행위 규제법상 다수인이 가담한 때에는 각자가 질서 위반 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을 적용해 과태료가 합당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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