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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헬기사격 부인' 전두환 유죄 당연한 결과다

@무등일보 입력 2020.11.30. 18:37 수정 2020.11.30. 18:42

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헬기사격이 있었다는 재판부의 판단이 나왔다. 그동안 거짓 주장으로 일관해온 광주학살 원흉 전두환씨에 대한 사법적 단죄도 이뤄졌다. 어제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씨의 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서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헬기사격 여부와 전씨가 이를 알고도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 신부의 명예를 고의적으로 훼손했느냐였다. 전씨는 2017년 그의 회고록에서 "5·18당시 헬기 기총소사가 없었다"며 고 조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모욕해 5월단체 등으로부터 고발당해 기소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실제 헬기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봤다. 이날 심리를 맡은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그 근거로 전일빌딩 탄흔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와 헬기사격 증언자들의 진술 등을 들었다. 김 부장판사는 "이런 사실들에 비춰봤을 때 1980년 5월21일 500MD 헬기사격이 충분히 인정된다. 고 조비오 신부의 5·18헬기사격 목격담도 믿을 수 있다"고 논증했다.

재판부는 또 전씨가 고의적으로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점도 인정했다. 전씨가 미필적으로나마 5·18 헬기사격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고록을 출판했다는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전씨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성찰이나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었다"며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량은 징역 1년 6개월이었다.

헬기사격 실체를 인정하고 전씨에게 유죄를 내린 재판부의 판결은 당연한 결과다. 다만 전씨를 법정 구속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그가 보여온 후안무치를 생각하면 그렇다. 지난해 3월 32년만에 처음 광주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첫마디는 "이거 왜이래!"였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이날 법정 출석을 위해 서울 자택을 나서던 그는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을 향해 "말 조심해. 이놈아!"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이번 판결은 신군부에 의해 은폐·조작되고 보수인사들에 의해 왜곡됐던 헬기사격의 실체가 사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판결이 5월 역사 바로세우기의 새 출발점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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