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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생태계의 보고' 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2> 압해도 갯벌

입력 2020.06.02. 18:20 수정 2020.10.23. 16:25
낙지·칠게 노닐고 백로·도요새 사는 청정자연
남쪽 갯벌 등 펄 갯벌 다수 형성
각종 어류 외 낙지 등 대거 서식
황새 등 조류 서식지 천혜 환경
군, 유네스코 등재 환경보전 앞장
동이 트는 새벽, 신안 압해도 대천리 남쪽 갯벌이 넓고 광활하게 펼쳐진다.

동이 트는 새벽 5시.

붉은 빛의 둥근 해가 지평선을 타고 올라 오기 시작하면 신안 압해도 섬 연안까지 맞닿았던 칠흙 같은 바다는 다양한 생명을 머금은 바닥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칠게와 농게가 쉴새없이 기어다니고 망둑어가 폴작폴짝 뛰어노니는 생태계의 보고, 신안 갯벌이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저멀리 사라질 즈음, 온전한 바닥을 드러낸 광활한 갯벌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경이롭다. 조석현상에 의해 해수면이 하루 중 가장 낮은 간조 때를 맞아 갯벌을 터전으로 삶을 일구는 어민들은 갯벌이 준 선물을 어구에 담기 위한 손길이 분주하다.

◆광활하게 펼쳐진 펄 갯벌 '감탄'

최근 찾은 신안 압해도 대천리 남쪽 갯벌.

'광립 갯벌'로도 불리는 신안 압해 남쪽 갯벌은 하광립길 마을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압해도 갯벌 중에서도 광활하기로 유명하다. 섬과 섬 사이에 발달한 조수로를 따라 펄 갯벌이 형성된 압해도 대표 갯벌이다.

이곳에서는 칠게와 농게 등 각종 게류 뿐만 아니라 조개류, 망둑어, 갯장어, 놀래미 등 어류 자원이 풍부하다. 실제 물이 빠진 갯벌에서는 칠게와 농게 등이 떼를 지어 뻘 사이를 빠르게 들어갔다 나왔다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곳에서는 압해도 갯벌 명물인 낙지가 대거 서식하고 있다. 신안 압해도는 낙지 다리가 세 방향으로 뻗어나가면서 바다와 갯벌을 누르고 있는 형상이라는 지명 속 뜻처럼 다른 지역에 비해 낙지가 유난히 많다.

지난 2018년 11월 국가중요어업유산 제6호로 지정된 갯벌낙지 맨손어업 역시 신안 압해 갯벌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162㎢의 넓은 갯벌도립공원과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신안 갯벌낙지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신안 압해도 청정갯벌에서 자라는 뻘낙지는 부드럽고 고소하며 찰진 것으로 유명하다. 전라도 대표 음식인 탕탕이, 낙지볶음, 호롱 등 다양하고 특화된 음식이 가능한 신안 대표 수산자원이다.


◆맨손낙지어업 계승 자원화 '눈길'

신안군은 오랜 세월동안 이어져 내려온 맨손낙지어업의 전통기술과 문화를 계승하고 어촌의 유·무형 어업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대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갯벌낙지 맨손어업 장인을 선정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낙지 장인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조례를 제정해 신안군 수산업 장인에 기술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잊혀져 가고 있는 우리네 전통어업 문화를 보존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자원으로 계승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기자도 맨손낙지 장인과 함께 2㎞ 정도를 배를 타고 들어가 바닷물이 빠진 갯벌 사이에서 장인이 낙지를 잡는 모습을 생생히 지켜봤다. 폐화석(일명 '쩍등')이 얇게 덮인 갯벌을 수차례 빠르고 깊게 파낸 구멍 사이로 힘차게 꿈틀거리는 길고 튼실한 낙지를 잡아내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다.

압해도 갯벌은 남쪽갯벌 이외에도 가룡리 갯벌, 복룡리 갯벌, 신장리 갯벌 등 곳곳에서 갯벌을 만날 수 있다. 어느 갯벌을 찾아가더라도 시야 가득 넓고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을 만끽할 수 있다. '우와'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의 경이로움은 덤이다.

신안 압해도 갯벌은 대부분 펄이 많은 펄갯벌이지만, 압해도 서쪽 갯벌 등 일부 지역에서는 모래가 섞인 모래갯벌이 나타나기도 한다. 갯벌을 중심으로 넓은 습지가 발달해 있고, 갈대군락이 형성돼 있는 등 보전가치가 높은 갯벌로 인식되고 있다.


신안 압해 노랑부리백로.

◆멸종위기 조류 등 서식 '주목'

'황해 갯벌 관문'인 신안 압해도 갯벌은 다양한 어류 자원이 풍부한 것 이외에도 국제보호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노랑부리백로 등 조류의 서식지로 남다른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물고기와 갑각류 등을 먹고 사는 노랑부리백로가 집단 서식할 정도로 신안 압해도 갯벌은 먹이와 휴식지 등 서식 환경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압해도 갯벌은 도요물떼새들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매년 압해도 남쪽 갯벌 등지에서는 봄과 가을 이동시기에 맞춰 2만여 개체의 도요물떼새가 찾아온다. 또 국제보호조류인 황새가 찾아 월동하고,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관찰되는 지역으로 남다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신안 갯벌은 종다양성이 높고 보전가치와 생태계 우수성이 뛰어나다"며 "다양한 어류 자원과 함께 국제보호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조류가 대거 찾는 서식지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신안 갯벌의 우수성을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손재선 신안 압해도에서 맨손낙지어업 장인

"해양 환경보전·낙지어업 계승되길"

"천혜자원인 해양환경이 갈수록 훼손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신안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해양 환경이 보전되고 맨손낙지어업 등 전통어업 문화가 제대로 계승되길 바랍니다."

신안 압해도에서 맨손낙지어업 장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손재선(64)씨.

압해도에서 나고 자란 손씨는 올해로 40여년째 맨손낙지어업을 하고 있다.

"마을 친구들을 따라다니면서 눈으로 보고 배우기 시작한 것이 업이 됐다"는 그는 "맨손낙지잡이는 특별한 도구와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가래(낙지를 잡기 위해 갯벌을 파는 삽)'와 '조락(대나무살로 이어 만든 바구니)'만 들고 갯벌이 열릴 때 낙지를 잡으면 됐다. 현재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갯벌에 차이고 넘치는 게 낙지였을 정도로 낙지 황금밭이었는데, 요즘은 바다 생태계가 위협받을 정도로 악화돼 낙지 잡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날씨가 춥고 비도 많아 낙지가 잘 잡히지 않는다. 이대로 자원이 고갈되고 낙지잡이 어업마저 사라지는 것이 아닌지 아쉽고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갯벌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자 자원이다"며 "소중한 신안의 갯벌자원이 보전되고 맨손낙지어업이 중요 자원으로 인식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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