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뉴스룸과 함께하는 도시樂-도심 속 산책길 날선 소음 안녕~ '맥문동 숲길'
입력시간 : 2018. 09.20. 00:00


 보랏빛 유혹 맥문동 이어

 가을 전령사 꽃무릇 활짝

 쪽빛 메타세쿼이아까지

 북구 문흥동 '맥문동 숲길'

 도심 속 '그린워킹' 로드  

 싸목싸목 걷는다. 나무와 함께 숨을 쉬며 바람과 함께 걷는 길. 한 템포 느린 시간. 길 위에 잠시 나를 내려놓고 쉬어간다. 광주시가 관내 도보 2시간 이내의 산책길 중 자연, 역사, 문화, 장애인을 테마로 선정한 '걷기 좋은 길'을 직접 걸어봤다. 그리하여 붙여진 이름 '싸목싸목 걸어보길'. 계절의 빛을 안고, 나의 마음을 안고, 그 곳으로 가본다. 편집자주

 


 하늘 높이 치솟은 아파트 숲, 고속도로를 바삐 오가는 자동차들. 광주의 관문, 북구 문흥동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그 속에서 유난히 느릿느릿 시간이 흘러가는 곳이 있으니 높다란 방음벽 너머 신비로운 길, 맥문동 숲길이다.

 '겸손', '인내', '기쁨의 연속'이라는 꽃말을 가진 맥문동(麥門冬)의 이름을 그대로 착안한 이곳은 2018전남 방문의 해 '전라도 대표 관광지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을 정도.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보랏빛 맥문동꽃은 이제 내년을 기약해야 하지만 가을의 전령사 꽃무릇과 시리도록 푸른 메타세쿼이아는 도심 속 그린워킹로드를 채워주고 있다.

 북구 문흥지구와 문화동 사이를 관통하는 호남고속도로변의 완충녹지인 이곳은 불법 쓰레기 투기와 농작물 경작이 판을 치던 후미진 곳이었다. 쓸모없는 땅으로 평가절하됐던 이곳은 광주시와 북구, 인근 주민들이 경관개선사업을 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길로 다시 태어났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1000그루와 맥문동과 꽃무릇, 비비추와 옥잠화 등을 심어 가꾸기를 4년 여. 각고의 노력으로 지금은 문흥동 일대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심 속 '힐링' 공간이 됐다.

 매년 8월이면 숲 전체에 흐드러지게 핀 보랏빛 맥문동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명소'가 되기도 했다.

 숲길 위에 서면 외벽 너머 고속도로의 날 선 소음도 '음소거 모드'가 된다.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걷기 안성맞춤이다.

 라벤더를 꼭 닮은 보랏빛 이 꽃이 바로 '맥문동'. 물기가 많고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 녀석이다.

 하지만 보랏빛 카펫을 상상하고 방문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9월이면 제 색을 잃어가는 때 인데다 올해는 유난히 극심했던 더위와 가뭄 탓에 꽃대가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 지난해보다 무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또 그렇다고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곧게 뻗은 산책로를 중심으로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메타세쿼이아가 있어서다. 담양의 명성에도 빗댈 수 있는 '메타-그린워킹 로드'다.

 9월에는 상사화의 일종인 '꽃무릇'이 만발해 메타세쿼이아의 쪽빛과 대비되는 경관을 선물하기도 한다.

 길목 중간중간에는 쉼터광장을 비롯해 운동기구 등이 배치되어 있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해준다.



 도심과 자연이 묘하게 어우러져 매력적인 '맥문동 숲길'.

 내뱉는 들숨, 날숨을 느끼며 싸목싸목 걷다 보면 어느새 고민 따윈 저 멀리다. 

 사실 맥문동 숲길은 북구 '천지인 문화소통 길'의 '지(地)'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천지인 문화소통길은 단순히 하늘·땅·사람이 아닌 무등산의 세 봉우리,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에서 따온 이름.

 천(天)과 인(人)의 공간엔 '시화문화마을', '각화저수지' 등이 위치해 있어 여유가 있다면 맥문동 숲길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인근 추천 길

 천지인 문화소통길

 길이 4.73km/1시간30분/각화제-오치 쌍굴다리-용봉제  

통합뉴스룸=주현정기자 doit85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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