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미디어가 추천하는 광주 맛집- 광주 북구 월곡동 고려가족식당
광주에서 중앙아시아를 맛보다
입력시간 : 2018. 10.05. 00:00


 몇 년 새 광주에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이 생겨났다. 흔하게는 일식집부터, 베트남 음식점, 인도 음식점 등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만큼 다른 나라의 문화,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낮아진 이유일터다.

 그 다양한 음식들 중에 혹시 중앙아시아의 음식을 접해본 적이 있는가?

 

 -한상

 

 광주의 고려인 마을에 대해 쓴 기사를 우연찮게 읽게 되었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의 후손 일부가 월곡동의 작은 마을에 모여 살고 있다는 기사였다. 다문화가정이 흔해진 요즘이라지만 '고려인'들은 많이 만나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주변1,2

 

 그래서 향한 월곡동 어느 골목은 무언가 조금씩 다르다. 이국적인 언어들의 간판과 같은 듯 다른 생김새의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이곳이 바로 월곡동 고려인 마을이다.



 -외관1

 -입구

 

 그 골목에 위치한 '고려가족식당'을 찾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가족이 직접 운영하는데, 주로 현지인들이 방문하는 곳이라 한다.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현지의 느낌이 다소 낯설지만 동시에 흥미롭다.



 -내부

 -메뉴판

 

 식당 안에는 직원들도 손님들도 모두 외국인 뿐이다. 거기에 불쑥 찾아온 한국인이라니. 서로가 경험하는 낯선 상황에 슬쩍슬쩍 시선이 부딪힌다. 쌍방의 어색함이다. 애써 시선을 돌려 쳐다본 벽에 걸린 메뉴판이 이국적인 낯섦을 더한다.

 

 -메뉴판2

 -메뉴중하나

 

 주문을 위해 손을 살짝 드니, 한 분이 주방에서 걸어 나오신다. '고려가족식당'의 가족 중 한 분이신가 보다. 두꺼운 책자를 펼치니 큼직큼직한 음식 사진과 함께 있는 친절한 한국말이 반갑다. 하지만 가족분들은 아직 한국어에 서투르기 때문에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귀지로 無言의 주문을 마친다.

 무난할 것 같은 만두와 볶음국수, 양꼬치 샤슬릭과 함께 조금은 도전 메뉴인 국수를 주문한다. 가격대는 주 메뉴 7~8천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반찬

 -당근김치

 

 기본 반찬이 나오는데, 흥미로운 음식이 있다. 바로 '당근김치'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에서는 당근으로 김치를 담궈 먹는다. 채 썬 당근에 아주 약간의 매운맛을 더해 기름에 볶듯이 무쳐낸 것이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후추 조금을 뿌려내었다. 생소하지만 먹다 보면 자꾸 먹게 되는 맛이다.

 

 -만두1,2

 -만두근접

 

 제일 먼저 만두가 나오는데, 만두의 크기가 한국의 찐빵만 하다. 만두소에서 흘러나온 소고기의 육즙과 함께 향이 가득하다. 만두 소에는 뭉툭하게 다져진 고기가 꽉꽉 차 있고, 파와 당면 조금 정도가 섞였다. 거기에 특유의 향신료가 살짝 배어있다.

 

 -만두소스

 

 옆에 정체 모를 하얀 소스가 같이 나왔길래 젓가락으로 톡 찍어 맛보니 요거트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만두에 요거트를 발라 먹는다고 한다. 문화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간장이 있는지 물어볼까 했지만,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는 법. 먹어보니 나쁘진 않지만 고기 육즙과 요거트가 섞이는 풍미가 독특하다.

 

 - 국수 1,2

 

 일반 '국수'를 주문했는데, 받은 것은 '우즈벡 정통국수'다. 대화 없이 진행된 주문이라 오류가 있었나 보다. 일반 국수는 맑은 설렁탕 느낌의 육수에 면이 나오는데, '라그만'이라고 하는 이 정통국수는 육수가 걸쭉하며 진하고 향신료의 맛이 세다. 존재부터 뿜어져 나오는 파급력이 장난이 아니다. 맛을 보니 중국의 마라탕과 비슷한 맛이다.



 - 볶음국수1,2

 

 연달아 나온 볶음국수다. 굵은 면으로 요리했고, 채 썰은 야채도 많이 들어, 일본의 볶음우동과 비슷하지만 거기에 중앙아시아 특유의 향이 더해졌다. 큼직큼직한 소고기도 들었다. 시킨 메뉴 중,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 아닐까 싶다.

 

 -샤슬릭 1,2

 

 마지막으로 나온 양고기 꼬치 구이다. 흔히 샤슬릭이라고 부른다. 성인 남자 팔뚝만 한 은색 꼬챙이에 양고기를 끼워 불에 구웠다. 양고기 특유의 육향은 나지만 잡내는 없다. 양고기 말고도 돼지, 소고기로도 주문이 가능하니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샤슬릭 먹기

 

 한점씩 뜯어낸 샤슬릭은 그냥 먹어도 되고, 위에 얹힌 양파를 올려 먹을 수도 있다. 양파에는 살짝 시큼한 향신료와 고춧가루를 뿌려내었기 때문에, 고기에 얹어 먹기 좋다.

 생소한 음식들이었지만, 첫 만남에 어찌 친해질 수 있으랴. 다가가려는 시도가 있고, 자주 만나다 보면, 베트남 쌀국수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바라본다.

 

 -고려인지원센터

 

 광주 한편에 조그맣게 자리한 고려인 마을. 강제 이주의 아픈 역사를 지나 조국으로 돌아온 그들의 터전을 방문해본 것은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언어와 음식은 다를지라도 그들은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다. 그런 고려인을 만나보고 이해해보고자 한다면, 월곡동 '고려가족식당'에서 그들의 음식부터 도전해보길 바란다.

 


이은영        이은영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무등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ho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root@ho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