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에서 느림의 미학 느껴보세요
입력시간 : 2019. 02.21. 00:00


완도 청산도
급변하는 현대사회를 가장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빨리빨리'다. 달리 한국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말이기도 하다.

빨리빨리 문화가 근대적인 수준에 머무르던 우리 사회를 이 만큼 발전시킨 원동력 중 하나라는 사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이러니하다.

이와는 반대로 '천천히'와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곳이 있다. 바로 슬로시티다.

슬로시티는 1999년 이탈리아 지방 소도시 전임 시장들이 인생의 미래를 염려해 '치따슬로(cittaslow)', 즉 슬로시티(slow city)운동을 전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99년 국제슬로시티운동이 출범된 이래 현재(2018년 8월 기준)까지 30개국 255개 도시로 확대되었으며 한국도 15개의 슬로시티가 가입되어 있다.

봄이 오는 길목을 맞아 가족과 함께 슬로시티를 찾아 따뜻한 기운과 함께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신안 증도 태평염전 모습.


▲신안군 증도-소금밭과 갯벌이야기

신안군 증도면에는 우리나라 최대 갯벌염전 태평염전이 있다. 하얀 마분지에 바둑판처럼 선을 그어 접었다 펼쳐놓은 듯 한 염전 풍경은 전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될 만한 곳이기도 하다.

증도에는 국내 유일한 소금힐링센터인 소금동굴과 소금레스토랑, 소금박물관이 있다. 소금의 역사와 효용성과 가치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작지만 거대한 공간이다.

그 옛날 소금창고로 쓰이던 버려진 창고를 개조해 소금박물관으로 만든 것 역시 슬로시티 정신에 부합되는 일이다. 이 건물은 소유주의 노력 덕분에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다.

전국 갯벌의 50%가 사라진 지금 갯벌과 염전 그리고 습지가 공존하는 증도는 자연의 생명을 담은 세계적으로 희소가치가 높은 슬로시티라고 할 수 있다.

완도 청산도 대모도 부근


▲완도군 청산도-지붕없는 자연갤러리

완도 청산도를 직접 가보면 '여기가 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는가' 라는 질문을 하지 않아도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나지막한 지붕들, 밭과 집 사이에 대충 얹어 놓은 듯 돌멩이를 쌓아올린 돌담길 그리고 푸른 바다는 섬을 찾는 이들의 가슴을 활짝 열어 제친다.

돌담길을 따라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좁은 골목길이나 외양간에서 어르신들을 마주치곤 하는데 누구에게라도 미소를 머금고 사투리 섞인 말을 건넨다.

뱃머리에서 내리면 마을 어귀에 촌스럽고 그리 깨끗하지는 않지만 옛날식 다방도 있다.

1993년 흥행했던 영화 서편제 촬영지였던 청산도는 구들장 논, 풍장, 고인돌이 그대로 남아 있어 196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국내 유일의 슬로시티 도서이며, 섬 전체가 하나의 전래 동화책 같은 마을이 바로 청산면이다.

완도 청산도 대모도 부근


▲담양군 창평면-돌담길과 고택마을

슬로시티의 중요한 요건은 그 지역의 전통과 생태가 보전되었는가, 전통 먹거리가 있는가, 지역주민에 의한 다양한 지역공동체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가이다.

담양군 창평면 일대는 이 3가지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다.

담양은 예로부터의 고택이 많이 남아 있으며 아직도 인근에 문화재가 많이 있다. 도심 인근의 농촌인데도 전통문화가 많이 남아 있어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대표적 마을이기도 하다.

특히 삼지천 마을의 고택과 한옥마을에 펼쳐진 돌담길에서의 여유로운 산책은 방문객들의 슬로라이프 체험의 장이기도 하다.

이밖에 담양 일대에는 다양한 전통먹거리가 풍부하게 널려 있다. 창평국밥, 국수, 떡갈비, 한과 등 수 없이 많은 전통 먹거리는 사람들을 보다 여유롭게 해준다.

양기생기자gingullov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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