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 학교 현장 혼란 부른 市교육청 미세먼지 행정
입력시간 : 2019. 03.20. 00:00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가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며 불안과 불만을 야기한 바 있다.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일선 학교 현장은 광주시교육청의 우왕좌왕 행정으로 미세먼지와 함께 혼란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市교육청의 어리숙한 미세먼지 대책을 질타하고 나섰다. 전교조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올해 공기정화장치 구입 관련 예산(26억원)을 세워놓고 제때 집행하지 않았다. 여론이 빗발치고 광주시 등 관내 각 기관들의 긴급대책회의가 열리고서야 뒤늦게 집행했다. 관내 초등학교 4∼6학년 1천734개 교실에 공기정화장치 설치 예산이다.

예산 집행과 관련, 일선 학교에 내린 지시도 문제였다. 필터 교체 등 관리비용 절감을 위해 렌탈로 일괄 구매한 타 지역과 달리 무조건 구매하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긴급 제출’, ‘필독’이라고 쓰인 공기질과 관련해 숱한 공문을 보내 수업과 상담 등으로 바쁜 신학기 교사들을 불필요한 업무에 시달리게 했다.

지난해 공기정화와 에어컨 기능을 갖춘 중앙 공조장치가 설치했던 신설학교에도 똑같은 예산을 내려보냈다가 뒤늦게 환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이 예산으로 교실이 아닌 교장실, 행정실 등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했다가 민원이 제기돼자 이를 급급히 옮기기도 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1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 보급이다. 학생들의 인권을 생각한다며 택배를 이용해 보급하려다 과다한 택배비에 업무 폭증 불만이 일면서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해도 된다’는 수정공문을 보냈다. 또한 공문에 ‘마스크 전달 결과 보고시에 인증사진을 첨부’토록 했다가 학교측의 항의를 받고 이를 철회했다.

미세먼지가 어린 학생들의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학생들의 건강 보호 차원에서 배정된 예산을 제때 집행해야 했다. 쏟아지는 여론에 뒤늦게 부랴부랴 이를 집행하며 여러 비난을 샀다. 학생들의 건강은 물론 학교 현장의 실태를 외면한 책상머리 관제 행정이 빚어낸 한심스러운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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