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 인권위, 의붓딸 살해사건 경찰 대응 직권 조사
입력시간 : 2019. 05.03. 00:00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의붓딸 살해 사건과 관련, 2일 경찰 대응에 대해 직권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의붓딸 A양이 살해되기 전 계부의 성범죄를 신고했는데 경찰이 미진하게 대응했다는 의혹이 일면서다.

A양의 유족들은 A양이 계부에게 성범죄 피해를 입어 경찰에 신고했으나 관할지 문제로 늑장 대응을 하는 바람에 살해를 막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특히 A양은 계부에 의한 성범죄 피해 외에 친부에게도 학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5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목포에서 친부와 살고 있던 A양이 친부로부터 학대를 당한 사실을 관할 경찰서에 알렸다. 이혼한 엄마와 계부가 사는 광주 집에 찾아갔다는 이유로 청소 도구로 종아리를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친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가해자인 친부와 피해자 A양을 격리하는 보호조치를 했다. 기소된 친부는 법원에서 A양에 대한 100m내 접근과 통신매체를 이용한 연락을 금지하는 접근금지 가처분명령과 함께 벌금형 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같은 일이 있은 뒤 A양은 계부 김씨와 함께 광주의 친모 유씨 집에서 거주했다. 그러나 계부 김씨도 A양이 말을 듣지않는다며 자주 때리고 집에서 쫓아내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 또한 지난 2017년 11월 A양을 때린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인권위는 “A양의 범죄 피해 신고 이후 2차 피해 예방 등 경찰 대응방식에 의혹이 제기됐다.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미흡으로 인권침해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면서 조사 개시 사유를 밝혔다. 인권위는 또 “사건의 내용 또한 범죄 피해자의 생명권에 관한 사안으로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A양의 비극적 죽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친부모나 계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경찰의 미숙한 대응 못지않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및 지원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 보게 한다. 인권위가 직권조사에 나선 만큼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이 기사는 무등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ho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root@ho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