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왕국 MBC는 왜 몰락했을까
월화드라마 폐지 검토
방영 시간 10시서 9시로
“윗선 검열 많아 애로”
입력시간 : 2019. 05.14. 00:00


MBC가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결국 MBC는 초강수를 뒀다. 기존의 미니시리즈 방송시간을 22일 방영되는 ‘봄밤’을 시작으로 오후 10시에서 9시대로 변경하고, 하반기에는 월화드라마 폐지도 검토 중이다.

◆드라마 왕국의 몰락

최근 MBC는 월화드라마 폐지를 결정했다. 7월 방송 예정인 정지훈(37)·임지연(29) 주연의 ‘웰컴2라이프’를 끝으로 월화드라마를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1980년 3월 지상파 3사 중 처음으로 월화드라마 ‘백년손님’을 선보인 후 30여년 만이다. 토요드라마도 ‘두 번은 없다’ 이후 내년 초 폐지를 논의 중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드라마 폐지로 비는 시간에 어떤 프로그램이 투입될는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내년 상반기에 월화 또는 금토 드라마 편성을 다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MBC는 올해 대박 난 드라마가 하나도 없다. 1월 ‘나쁜 형사’를 시작으로 ‘아이템’, ‘붉은달 푸른해’, ‘봄이 오나 봄’ 모두 시청률 4~7%대로 막을 내렸다. 방송 중인 월화극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과 수목극 ‘더 뱅커’, 토요극 ‘이몽’도 비슷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관계자들은 배우들도 tvN·JTBC가 1순위이고 다음이 SBS와 KBS, ‘MBC는 마지못해 하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CJ E&M의 영화채널 OCN의 경우는 예외다.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어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된다. 시청률이 조금 낮아도 장르가 다양하고, 완성도가 높아 배우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요즘은 매니저들도 MBC에 잘 가지 않는다. 배우들은 MBC 드라마 원톱 주연과 tvN, JTBC 서브 주연을 놓고 후자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MBC 드라마가 워낙 하향세인데다가 자칫 원톱 주연을 맡았다가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면 위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지 않느냐. tvN과 JTBC는 작품성과 완성도가 어느 정도 보장돼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문제점은 무엇인가

넷플릭스 등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시장 경쟁이 격화됐지만, MBC는 급변하는 드라마 시장에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 스타 PD들이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로 대거 이동한 탓이 컸다. 이 틈새를 타고 tvN과 JTBC는 톱배우, 제작비 대거 투입, 다양한 장르를 내세워 20, 30대 젊은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MBC의 유연하지 못한 체계와 젊고 유능한 인력 유출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관계자들은 MBC를 비롯해 지상파로 다양한 기획안이 들어와도 CP, 경영진 등 ‘위에서 검열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드라마국이 축소되는 등 내부적으로 잡음이 많아 촬영에 집중할 수 없는 문제도 발생했다. 반면 tvN과 JTBC는 연출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대신 인센티브제로 책임을 묻는 편이다.

어느 CP는 “tvN과 JTBC가 약진하면서 MBC 채널의 브랜드 파워가 약해졌다”며 “MBC에서 스타 PD들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중간에 있던 이들은 선배들에게 노하우를 채 배우지 못했고 갓 들어온 PD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경험이 부족해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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