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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_ 고졸 채용 확산
입력 : 2011년 08월 16일(화) 00:00


'학력보다 실력' 바람 확산되나

금융권 넘어 공공기관·산업계로 확산 분위기 고조

정규직 원칙·능력 발휘 기회 등 차별 철폐가 관건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고졸 채용 바람이 공공기관과 지자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업은행이 특성화고 출신 20명을 창구직원으로 채용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킨 이후 다른 사업체에서도 속속 동참하기 시작했다. 산업은행도 올 하반기 채용인원 150명 중 50명을 고졸자 출신으로 뽑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동안 은행권은 1998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고졸 채용을 사실상 폐지하고 대학 졸업자 중심으로 직원을 채용해왔다.



■ 고졸 채용 계획

은행권에서 일어난 고졸채용 열기는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내년부터 신규채용 인력의 30%가량인 200명 이상을 고졸 출신으로 충원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에도 신입 창구직원 채용 인원 120명 가운데 30% 수준인 40명을 특성화고 학생중에 선발할 계획이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은 하반기 채용인원 180명중 20명, 전북은행은 30여명중 10여명, 광주은행은 100여명중 30여명을 고졸 출신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2003년부터 해마다 20명 안팎씩 100여명 이상 고졸 채용해오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18개 시중은행이 오는 2013년까지 2천722명의 고졸 출신을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해 평균 907명으로 지난 2년 평균 459명의 2배 수준이다.

대기업들도 고졸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매년 신입사원 900명을 선발하는 포스코는 올해 절반 이상을 고졸 출신으로 뽑을 예정이며, LG 역시 올해 선발하는 기능직 8천400명 가운데 절반을 고졸 인력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고졸 사원 100명을 뽑은 GS리테일도 올해는 150명으로 증원해 선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마이스터고 출신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대한지적공사는 학력 철폐와 고졸 채용 확산을 위해 8월중 고졸자 30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회원사들의 3년간 고졸 인력 채용 계획을 집계한 결과 약 1천63명을 신규채용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전체 신규 채용의 8.8%에 해당하는 293명을 뽑고 오는 2012년에는 13.2%(362명), 2013년에는 15.4%(408명)로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회원사들의 고졸 인력 채용이 134명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 내에 연간 채용인원을 3배 이상 늘리는 셈이다.



■ 학력 인플레 현상

우리나라는 그동안 산업화시대 전문계 고교가 경제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대학이 우후죽순 생겨난 이후 작년 전문계 고교 졸업생 46만6천명 가운데 70% 이상이 대학으로 진학했다. 학력인플레 현상으로 인해 대학진학률이 80%에 달하면서 전문계 고교가 쇠퇴하기 시작했고, 고졸 채용감소라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특히 은행권에서 고졸과 대졸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채용하면서 심화되었다.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에 앞서 학벌이 사회적 성공과 출세를 좌우하는 우리 사회는 해마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82%가 대학진학을 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우리나라 25∼34세 연령층의 대졸자 비율이 58%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상당수 학생들이 학업능력이나 배움에 대한 의지와는 관계없이, 국가의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넘어선 상황하에서도 연간 1천만원 가까운 대학등록금을 지불하며 대학진학을 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국내 중소기업 1천56개사 대상 연봉 조사 자료에 따르면, 고졸자를 100으로 했을 때 대졸자의 임금이 154.4에 달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대졸 간 임금 격차는 OECD 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금융권 종사자의 고학력 편중 현상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아 고졸자 채용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34%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과 올 2월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 중 55%만 취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성화 고교에서도 70%가 넘는 학생이 대학 진학을 하고, 기업체나 공무원시험에 100대 1이 넘는 경쟁을 보이면서 단순 노동직 채용에 대졸자들이 몰리듯 대졸 취업자 25∼35%가 하향 취업으로 고졸자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취직이 힘들면서 4년제 대학 졸업 후 2년제 대학으로 재입학 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등록금이 없는 독일의 대학 진학률은 30∼40%로 우리의 절반 수준이다. 철저한 직업교육으로 구인난, 구직난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고졸이어도 학력 관계없이 취업으로 능력을 발휘하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적합한 대우를 받도록 해 주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계고 진학 학생의 감소로 전문계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가 증가하면서 직업교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 동등한 대우 필요

특성화고 취업률은 2002년 50%에서 지난해 19%로 급감했다. 대졸자들이 취업전선에 쏟아져 나오면서 고졸 출신들이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고졸 출신들은 능력을 발휘할 만한 기회조차 얻기 어렵고, 채용되어도 대졸과 동등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창구직원 245명중 고졸출신은 38명 15% 수준에 불과하지만, 50명를 신규채용하면 29.8%로 증가하게 된다. 특히 이번에 채용하는 고교 졸업생에게는 입행 후 정규대학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취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소정의 대학과정을 이수한 자에 대해서는 대졸출신 직원과 동일한 직무경로 기회를 부여해 학력차별 없이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채용되는 고졸자들이 대부분 창구 텔러직이나 콜센터 상담원, 사무보조 등 단순 업무를 맡는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모두 계약직으로 출발하며 2년 후 업무 평가 등을 통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성과 평가와 함께 시험을 치르는 등 더욱 까다로운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 채용된 고졸 행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을 내세운 곳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산업은행에 불과하다.

임금과 승진체계에서도 고졸 행원과 대졸 행원의 격차가 커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반 시중은행의 고졸 행원 연봉 초임은 약 2천400만~2천500만원대다. 반면 대졸 행원들의 연봉은 2천900만~3천200만원으로 약 20% 정도 웃도는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전국 32,000개 사업장을 표본 조사한 결과 학력별 시간당 임금 총액은 대학 졸업자가 1만7천170원인 데 반해 고졸자는 대졸자의 57.9%인 9천944원에 불과하다. 대학원 졸업자는 2만6천464원으로 월등히 높았고 전문대 졸업자는 1만1587원, 중졸 이하자는 8천5원에 그쳤다. 전문대졸, 고졸, 중졸 이하는 전체 시간당 임금 평균액인 1만2천878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노동 시간은 반대다. 고졸자는 주당 실 근로시간이 44.3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중졸 이하 44.2시간, 전문대졸 43.4시간, 대졸 41.5시간, 대학원졸 38.2시간 순으로 고졸자는 대졸자보다 일은 더하고 돈은 더 훨씬 적게 받는다.

예전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금융권에 인턴 채용을 독려했고 은행권도 이를 따라 많게는 2천명 가량의 인턴을 채용한 바 있다. 하지만 채용된 인턴직원이 맡은 업무는 대부분 단순 사무 보조에 불과했고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당시 공공기관 인턴 정규직 전환율은 4.1%에 그쳤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노동시장에서의 학력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학력이 아닌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일할 기회가 제공되도록 기업의 채용문화를 개선하고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확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강고 수석교사 봉병탁



<학생작>

고졸채용 확산은 경제기반 밀알

국제고 1년 최은슬

우리나라 산업화시대 당시에는 공업ㆍ상업고 등 전문계 고교가 경제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대량 공급했고, 그때 배출된 공고ㆍ상고 출신들이 지금도 대기업이나 금융계에서 임원이나 간부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대학이 우후죽순 생겨난 이후 전문계 고교 졸업생 70% 이상이 대학으로 진학함에 따라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 되고 사교육비, 대학등록금 등의 교육문제와 고교졸업자의 낮은 취업률과 청년실업은 사회문제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만성적 학력 인플레이션은‘고학력 저실력’현상을 초래하였고, 국가 중흥의 밀알이었던 전문계 교육의 축소로 국가 경쟁력은 저하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보다도 학벌이 성공과 출세를 좌우하는 그릇된 사회인식과 국가의 일관된 교육정책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중·고등학교만 졸업하여도 자기의 적성과 재능에 적합한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없어 부득이 대학진학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인 것 같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졸학력이면 충분한 직업이 44.7%이고, 학력과 무관한 직업도 28.3%나 된다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환경미화요원 채용에 대학졸업자가 지원하고, 대학졸업자가 하향 취업함에 따라 갈수록 고교 졸업자의 취업문은 좁아져만 가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의 사원 채용에서도 고학력 편중현상은 매우 심각하였다. 금융회사 창구 직원 가운데 고졸사원의 비중은 금융선진국인 미국의 83%에 비해 우리나라는 34%로 대단히 낮은 비율이라고 한다.

다행히도 최근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고졸채용 확산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업계의 고졸채용 확산이야 말로 고질적인 학력 인플레이션을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이라고 생각하며, 대기업, 공기업의 다양한 업종으로 더욱더 확산되어 고교졸업생의 취업을 넓히고, 숙련된 기술인을 우대하는 풍토 조성과, 정부의 교육 백년대계의 시스템 개발로 고교졸업만으로도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밀알이 될 수 있는 날을 하루 빨리 앞당기기 위하여 우리 모두 뜻과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생각나무>

1. 대학입시 때 ‘지역균형선발전형’이 우수 지방 학생들에게 입학기회를 주듯 직원 고용때 ‘고졸 할당제’를 도입하는 의견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쓰시오.

2. 현재 청년실업자가 60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측면에서 자신의 의견을 써보세요.

3. 학벌 지상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고졸 채용 확대를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업무와 임금의 차별화가 계속된다면 정착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고졸 채용을 확대의 긍정적면과 해결되어야 할 점을 적어보세요.

4. 전문계 특성화고, 마이스터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전문계고와 일반고 진학에 대해 두 가지 입장에서 토론해 보세요.

5. 저학력 학벌을 이기고 성공한 사례가 보도된 기사를 스크랩해 자신의 진로와 연계해 정리하여보세요.

6. 학벌과 상관없이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평가하는 기업체가 늘고 있다. 신문에 보도된 우리나라 기업중 학벌과 관계없이 평가하는 기업들을 찾아 소개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