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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의 세계 스케치 기행
입력 : 2016년 06월 29일(수) 00:00


바라볼수록 신기한 산 히말라야
2)네팔 히말라야(중)
네팔전통가옥
'극한 상황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열정과 역사'

불평하지 않고 웃음으로 상대에게 말을 건넬수 있는 사람들

황막하고 거대한 산허리를 돌고돌아 당도하는 물길 눈물겨워

다울라기리(제7봉) 트래킹 시작되는 곳 아름다운 마을중 으뜸

칼로 베어 낸 것같은 설산을 지척에 두고 먹게되는 맛있는 요리는 우리의 마음과 몸을 저절로 즐겁게 한다. 마을길은 차 두 대가 비켜가기도 힘들 정도로 좁지만 동네가 동화속같이 예뻤다. 강가에 곧게 뻗은 잣나무 숲은 퍽이나 인상적이다. 이 잣나무 숲은 레테라는 마을 까지 이어져 있어 고도의 차이에 따라 활엽수림에서 침엽수림으로 바뀌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끽할 수가 있었다.

묵티나티와 타토파니 사이엔 백두산 하나가 들어가는 차이다. 고도차가 1000m. 포카라에선 옥수수를 심고 가사 마을에선 옥수수를 수확한다. 마을 중앙엔 꽤나 큰 학교가 있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메아리져 들렸다.

호텔 옥상에 올라 스케치를 하는데 옆 건물이 기숙사인듯 한 소녀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우리를 살핀다. 해발 3000m 이상 되는 길은 사방이 낭떠러지에 쳐다보기도 힘들지만 산 위에 사는 사람들은 먹을물이나 빨래, 목욕등을 하려면 산밑에 있는 강까지 내려와야 한다.

그 높은 산 길을 매일처럼 머리에 짐을 이고 지고, 슬리퍼를 신고 오르내리는걸 보면 무슨 곡예를 보는 것 같다. 녹색 종이위에 수많은 선을 그은듯한 다랑이 밭과 산비탈에 흙빛깔의 붉은 황토색 집들,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오묘한 조화가 우리 눈엔 한폭의 그림으로 비친다.

강가에 잘라서 꽂아두기만 하면 잘 자라는 초록을 뽐내는 버드나무가 네팔에선 효자나무다.

보다 나은 내일의 꿈을 향해 나무를 심고 조금씩 부족해도 불평하지 않고 웃음으로 상대에게 말을 건넬수 있는 사람들, 깨끗한 순백의 히말라야의 품속에서 흐르는 강물처럼 여유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지키며 새로운 희망을 심는 사람들이 되기를 빌어 본다.

좀솜- 예전에 이 곳은 티벳과 인도를 잇는 교역로였다. 차도를 가운데 두고 일직선상에 양옆이 호텔과 티벳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비행장,병원,우체국,우리 KBS 지국, 학교도 쾌나 크고. 군주둔지도 있다. 우리가 묵은 MUSTANG MONALISH호텔 주인은 한국에서 10년간 일한 경험이 있어, 한국말을 잘 알아 들었다. 티벳과의 왕래가 잦아서인지 집도 사람들도 티벳식이다. 새소리 들으며 깨어나 아침을 맞는다. 어제밤엔 비가 내리고 밤새 추위와 바람소리에 잠을 설쳤다. 옥상에 오르니 찬란한 햇빛, 파란 하늘, 내 옆에 ‘닐기리봉’이 우뚝 서 있다. 뜨거운 감동이 살아있음을 실감케 해준다. 네팔이 4번째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그리게 될 줄이야. 우리는 아침밥을 잊고 그림에 열중했다. 히말라야를 다 가져갈 요량으로..., 좀솜에서 다울라기리와 닐기리 산군사이 안나푸르나 좀솜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은둔의 왕국 무스탕이 나온다. 무스탕은 인도,중국, 네팔의 국경지역이다. 네팔에선 소홀히 할 수 없는 곳으로 군 중령급이 통치자로 파견되었다.

네팔의 주요 트레킹 지역은 6월-9월 사이에는 몬순(우기)영향으로 트레킹이 부적합하다. 무스탕 만은 8000m가 넘는 봉우리를 가진 거대한 산군들의 북쪽너머에 자리하여 오히려 여름에 즐길 수 있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란다.

혹독한 추위 때문에 초여름에서 가을의 문턱까지만 길이 열리고 그 외엔 방문하기 힘든 곳이라 했다. 우리가 묵은 좀솜에서 말이나, 지프차로 4일을 걸려 갈 수 있는데, 마부가 끄는 말을 타고 주위를 살피면서 볼 것 다 보고 흔들흔들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하지만 8천이란 소리에 기가 질린다.

카그베니마을- 묵티나티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강가의 카그베니 마을은 두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네팔의 마을중에서도 루프라나 마르파처럼 아름다운 마을에 꼽힌다.

티벳과 접경지역이어서 행정구역도 무스탕에 속하며, 티벳 불교문화가 뿌리 내려진 곳이라 지붕위에 장작을 올려놓은 거라든지, 건장한 체격에 검은빛 얼굴들도 티벳을 연상시킨다.

묵티나티에서 좀솜으로 내려가는 길은 여러 갈래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강가 자갈 돌길에 굽이진 언덕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툭체 이북에서부터 펼쳐지는 황량한 회색빛 티벳고원과 수백미터에 달하는 강폭, 저 아래 그 황막하고 거대한 산허리를 실핏줄처럼 돌고돌아 이곳까지 당도하는 물길은 참으로 눈물겹다.

돌들은 세월에, 바람에, 강물에 휩쓸려 반들거리고 동글동글해졌다. 잔혹하리 만큼 단순한 그 풍경들이 내 눈에는 삶에 대한 뜨거운 갈증으로 비쳐졌다. 원형 그대로의 땅에서 태어나고,경쟁하고 죽어가는 생명들, 그것이 바로 자연인지도 모른다. 극한 상황을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역사, 그것은 산의 역사가 아닌 사람들의 역사고, 인간의 삶에 대한 열정이라 생각되었다.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며 이어진 그 강가 길에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버스가 다닌다. 마을 주변엔 나무들이 푸르게 자라 사막의 오아시스를 연상시키며, 여행객들의 눈을 시원하게 맞이해 주었다.

Marpha(2600m)- 마을 중앙 왼쪽 언덕위로 다울라기리(세계 제7봉, 8167m) 트레킹코스가 시작되는 곳으로 아름다운 마을중 으뜸이다. 북쪽으로 곧장가면 은둔의 왕국 무스탕이 있고, 오른쪽 자동차 도로의 끝에 우리의 마지막 스케치 장소인 묵티나트 마을이 있다. 마을은 병풍처럼 설산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고급 주택이 즐비하고, 길바닥은 넓은 반석으로 깔려있다. 1000년된 사원과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깨끗한 마을. 마을엔 설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을을 감고 흐르며, 폭이 30cm나 되는 물길은 도로와 같은 높이로, 뚜껑을 들어 올려 청소도 하고, 그 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계획된 도시였다. 마을의 전통도 대단해서 아침 대문 앞을 청소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하고, 길 중앙엔 오토바이 속도제한 블록이 설치되어 어린아이들의 안전을 도모한다.

바람의 세기를 죽이기 위해 골목길은 지그재그형으로 설계되어져 있었으며, 지붕과 담벼락은 돌로 쌓고 흰 석회질로 마감해서 햇볕과 방수를 막았다. 공동 우물가엔 ㄷ자 모양의 시멘트 담이 둘러 쳐 있고 어깨높이쯤 되는 윗 부분은 물건을 올려 놓기 좋게 반반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초잎부분에 톱날처럼 날카로운 가로줄이 4개가 박혀 있었다.

아이들이 위에 올라 장난치다 다치지 않게 하려는 방지턱이다. 큰 자동차도로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엔 탐문이 우리의 일주문처럼 서 있었다. 천정에는 천년전의 만다라 벽화가 화려하게 자태를 뽐냈다. 촘촘한 철망이 덮씌어져 있었는데 이것도 아이들이 돌을 던져 훼손할까봐 보호하기 위한 거란다. 문기둥도 나무조각이라 훼손된 곳은 아이들의 장난이라고 했다. 이런 꼼꼼한 보살핌덕에 천년을 지켜오지 않았나 싶다. 마을길을 걸으며, 전통이란것은 고루하고 뒤떨어진 것이 아닌 반드시 지키고 싶은 삶의 지혜요 향기며 자긍심이라 여겨졌다.서양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