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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side 칼럼-김동하의 도시 풍경 이야기-천년의 풍경과 기억
입력시간 : 2018. 01.23. 00:00


시간 여행을 떠나면 역사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천년이라는 세월은 얼마나 긴 이야기 품고 말해주는 것일까? 고려 현종9년(1018년)에 지방제도를 완비하며 전주와 나주의 목(牧)을 합쳐서 전라도라 하였다. 올해로 정명한지 천년이 되면서 이 지역은 새로운 꿈을 펼치고 있다. 긴 역사의 수레를 간직한 채 나주를 다시 보고자 한다.

나주는 고려를 건국한 왕건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며, 고려 성종때 목이 된 이래 조선말기 관찰부가 광주로 옮겨가기까지 목사가 천여 년 동안 재임하면서 '목사고을'이라 불리기도 한다. 곡창 호남의 상징으로 교통, 군사, 행정의 중심 역할을 했었다. 금성산과 영산강을 배경으로 역사를 간직한 이 곳을 조선의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나주를 한양과 닮았다 하여 작은 서울 '소경(小京)'이라 기록하기도 했다. 시간여행을 나주로 가면 곰탕과 배가 도시이미지를 상징하기 보다는 상상이상으로 더 많은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천년이라는 세월이 켜켜이 쌓인 도시의 층이 구석구석을 채우며 풍경으로 비추며 기억을 되새긴다. 나주읍성의 자취는 동점문, 석당간에서 근대유산의 나주역과 폐산업시설을 문화센터로 탈바꿈한 잠사가 있는 동부길이 있다. 또한 목사내아 금학헌, 서성문, 성벽길, 향교에 이르는 서부길에는 곳곳에 깊고 오래된 고샅길의 고즈넉함을 만끽할 수 있다.

우리나라 중세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나주 모습과 흔적을 둘러보기 위해 첫 걸음은 금성관일 것이다. 이 공간은 조선 성종때 나주목사 이유인이 세웠으며, 수백년을 지켜왔다. 금성관은 모든 객사가 그러하듯 지방에서 중앙권력을 대표하는 곳이었다. '사진으로 보는 근대한국'의 1910년대에 나주객사의 흑백사진을 보면 망화루, 동익헌 서익헌의 온전한 모습이 남아있었으나, 일제가 이를 훼손하면서 객사만이 남기고 청사로 사용하였다. 현재 객사는 발굴조사와 고증을 통해 복원하고 진행 중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유적 발굴을 통해 복구되어서 시각적으로 형상화 된 것과 폐허나 흔적만으로 역사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복원된 이 문화재에서는 당국의 배려로 지난 가을에 문화예술공연이 시민과 함께 이루어졌다. 과거 역사지가 그림의 정물처럼 남아 있지 않고 행위가 있는 공간으로 살아있는 게 고무적인 모습이다.

풍경 그림은 금성관을 사매기터에서 그린 것이다. 가지런히 정돈된 담장 넘어 서익헌과 객사 정청이 노거수 사이로 웅장한 기품을 보여준다. 조선시대 팔도에서 크고 화려하기로 유명했던 '지방궁궐'처럼. 배경에는 6백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오랜 세월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봤을 것이다. 사매기는 거란의 침입을 피해 나주까지 몽진 온 현종이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지났다는 사마교에서 유래한 곳이다. 이 역사적 장소에서 피난 온 왕과 객사의 중앙사신과 일제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교차하며 그림을 그리는 동안 묘한 상상이 스치기도 한다.


역사와 문화라는 얼개를 가지고 나주는 지금 한창 도시재생으로 날개짓하며 변화하고 있다. 시인과 촌장의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라는 리듬과 함께 천년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의 정체성을 간직하며 나아가길 바라본다.

아뜰리에38건축도시연구소장.광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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