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탑뉴스 정치 지방자치 경제 지방경제 사회 국제 문화 전남뉴스 구청뉴스 오피니언 사람과생활
탑뉴스
정치
지방자치
경제
지방경제
사회
국제
문화
전남뉴스
구청뉴스
오피니언
사람과생활
장터의 삶, 장터의 맛<11>무안오일장
"상인들이 여린 풀잎 같은 초봄을 팔았다 "
입력시간 : 2018. 03.19. 00:00


봄날의 장에는 철에 앞서 나오기 시작하는 생선과 해초가 바다에서 올라오고, 한 겨울을 이겨낸 봄나물이 푸짐한 상차림으로 쌓였다.
경칩을 이틀 앞둔 지난 4일, 무안오일장에서는 개구리대신 참숭어가 뛰었다. 막 건져 올린 싱싱한 횟감 숭어가 1kg기준으로 1만2천원에서 1만5천원사이에 거래됐다. 보통 두 마리의 무게이지만 더러는 대물 한마리가 담길 때도 있다. 어물전의 가게에서는 3천원을 받고 회를 떠주기도 했다.

참숭어는 맛으로 치면 추운 계절의 생선으로 3월까지가 제철이다. 이 시기에는 '돔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회 맛을 대신한다. 그만큼 탄탄한 육질과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숭어에 대해 다음백과사전은 "눈이 검은 숭어는 '보리숭어'라 해서 봄에서 초여름까지 맛이 좋고, 눈이 노란 가숭어는 어민들이 참숭어 내지는 밀치라 부르는데 겨울에 맛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은주가 올라가면 고양이도 쳐다보지 않는다는 참숭어가 찬바람의 끝자리에서 푸드덕 거렸다.

차량의 내비게이션이 무안전통시장을 구 오일장터로 안내한 탓에 두 어 번 물어서 찾아 온 길이다. 구 오일장터가 비좁고 혼잡하여 숙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 11월 무안읍 승달로의 현소재지로 이전, 새롭게 개장했다. 아직 비가림 공사가 진행 중이다. 중심상가 25개에 장옥 37개, 노점 163개 등 225명이 상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무안곡물가게를 운영하는 서창열 상인회 회장(56)은 "이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완전한 모습은 갖추지 못했다"며 "관광형 야시장과 식당동 2층에 먹거리 위주의 청년몰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무안은 비옥한 땅과 청정해역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양파와 낙지는 물론 전국 최고의 먹거리재료가 무진장한 곳이다"며 "야시장과 청년몰이 문을 열면 무안전통시장이 무안의 명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안읍 승달로로 이전하여 새롭게 개장한 무안오일장터의 입구.


◆ 맛 대결하는 참숭어와 점농어

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홍어가게를 비롯한 어물전이 먼저 반겼다. 나주와 함께 무안시장에서도 홍어는 빠질 수 없는 전라도 시장의 감초 격이다. 마리 채 통째로 팔기보다는 손질한 뒤 회로 포장하여 택배까지 하는 홍어가게들이다. 가게 앞에는 견본들이 전시돼 있다. 견본들은 가격대별, 부위별로 나뉘었다.

장에서는 상인들이 여린 풀잎 같은 초봄을 팔았다. 제철이거나 철에 앞서 나오기 시작한 생선과 해초가 바다에서 올라오고, 한 겨울을 이겨낸 봄나물이 푸짐한 상차림으로 장터에 쌓였다. 땅이 풀리면서 흙을 일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대장간으로 이어지고, 모종가게나 묘목상 앞에도 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눈길이 머물렀다.

어물전에는 참숭어와 함께 싱싱한 농어가 대세를 이뤘다. 농어도 숭어처럼 점농어와 민농어로 나뉘는데 등에 군데군데 검은 점이 박힌 점농어를 더 알아준다. 횟감 점농어는 4kg 기준으로 한 마리에 2만원을 받았고, 세 마리는 1만원을 할인하여 5만원에 팔았다.

봄에서 여름까지가 제철인 농어가 시들해질 때면 농어의 자리를 가을 생선인 민어가 대신할 것이다. 바닷가의 장에서 생선은 철따라 피고 지는 꽃처럼 끊임이 없고 풍성하다.

농어나 민어는 횟감으로도 으뜸이지만 바닷가 어촌에서는 미역국을 끓일 때 육류대신 즐겨 사용한다. 미역과 생선이 함께 어우러져 우려낸 국물의 궁합이 곰국이상으로 구수하고 시원하다.

5-6월이 제철인 병치도 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은 철이 일러 씨알이 크지 않다. 크기에 따라 1만원에 10마리를 얹기도 했고, 20마리를 얹기도 했다. 10마리 묶음의 낱개는 어른 손바닥만 했다.

제철을 맞은 횟감 점농어 세마리가 1만원을 할인하여 5만에 팔렸다.


◆ 무안의 특선 3미에 '감태'가 있다

장터에는 톳이나 감태, 곰보다시마 등도 나와서 봄 바다의 소식을 전했다. 까만 톳이나 다시마가 데치면 파랗게 변하는 것은 고향 바다가 그리워서다.

어물과 함께 해초를 팔던 아주머니가 "톳은 데친 뒤 나물로 무치거나 두부와 버무려 먹고, 곰보다시마도 데쳐서 초장에 발라 먹으면 '저엉말' 맛있다"고 말했다. '정말'이라는 부사가 감탄사로 다가왔다.

특히 찰감태라 불리는 이곳의 감태는 고유의 쌉싸레 한 맛과 부드러움이 특색으로 전국 최고의 상품으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무안 탄도만의 펄에서 채취한다. 감태의 생태적 특성상 펄이 좋아야 하는데 주생산지인 무안 탄도만이 그만큼 청정해역이라는 실증이다. 감태는 낙지·양파와 함께 물산 많은 무안의 특선 3미(味)다.

광주에 사는 박성자(62)·박경자(60)씨 자매도 시장에 들렸다. 자매의 손에 비닐통투가 바리바리 들렸다. 언니 박씨는 저녁 찬거리로 감태와 톳 한 바가지씩을 각각 5천원에 샀고. 곰보다시마도 2천원을 주고 한 바구니 샀다. 1만원어치의 깐굴 한 봉지와 5천원에 산 손두부 두 모도 반투명 비닐봉투에 담겨 함께 들렸다.

동생 박씨는 출산을 앞둔 딸을 생각하여 말린 둥굴레 한 봉지와 꽃게 8마리를 샀다. 둥굴레는 2천원을 깎아서 8천원에, 꽃게는 7마리를 2만원에 산 뒤 한 마리를 덤으로 더 얻었다며 웃었다. 자매는 3개에 2천원을 주고 샀다며 양파호떡 한 개를 내게 권했다. 시장의 즐거움이다.

봄날의 장에는 종묘상 앞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멈췄다. 꽃모종도 나오고, 꽃상추 모종도 나왔다. 검은 흙이 더덕더덕한 더덕 모종도 커다란 포대에 담겼다. 새끼손가락 크기의 더덕 모종은 제주산이다. "땅심이 좋은 곳에 심으면 올 가을쯤엔 캐서 먹을 수 있다"고 상인이 말했다. 모종 1kg에 7천원이라 하여 아파트 앞 텃밭에 심어 볼 심사로 절반을 샀다. 50여 뿌리가 넘는다. 적상추와 꽃상추 모종도 각각 1천원어치씩 샀다. 5천원을 들인 텃밭의 꿈이 야물다.

모종가게 옆에는 굵기가 어른 장딴지만한 칡뿌리 대 여섯 개가 포개어 드러누웠다. 10kg이 3만원이다. 경기도 부천에 산다는 염규천씨(67)가 광주의 처갓집에 들린 김에 아내와 함께 장 구경 왔다며 칡뿌리 옆에 섰다. 아내의 손에는 이미 구기자가 담긴 비닐 봉투가 들려있었다. 이것저것 살피던 그가 칡뿌리 5kg을 샀다. 상인이 칡뿌리를 썰며 "말려서 차로 끓여먹으면 숙취에도 좋고 당뇨에도 최고"라고 말했다.

대장장이 경력 60년을 앞둔 '엄다대장간'의 유석남 할아버지가 쇠를 부리고 있다.


◆ 외곬 60년 장인의 대장장이

대장간에는 여남은 할아버지들이 앉거나 서서 늙은 대장장이와 말을 섞으며 봄날의 해쪼이를 했다. "담금질을 여기가 잘해" "저기 있는 두발 쇠스랑은 산에 다니면서 난이나 우슬뿌리 캐기에 좋아"

섞이지 못한 말들이 대꾸 없이 날리다 사라졌고, 할아버지들은 쓸모가 사라져가는 연장들을 보며 젊은 날의 노동을 기억해 냈다.

가끔씩 젊은 아낙도 찾아 왔다. 아낙은 집안에서 쓰던 무디어진 칼을 가져와 갈았다. 대장장이는 아낙이 가져 온 칼을 그라인더를 이용하여 초벌갈이를 한 뒤 다시 숫돌에 갈아 날을 세웠다.

대장장이는 아낙이 가져 온 5자루의 칼을 간 뒤 "1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8천원만 주시오"라고 했고, 아낙은 "칼 가는 것도 올랐네"라고 응수했다.

대장간에서는 대장장이의 아내가 계산대를 지키듯 셈을 했는데 손님들에게 노란 양은 주전자에 담긴 커피를 나눠줬다. 아낙으로부터 만 원권 지폐 한 장을 받은 대장장이 아내가 "8천원만 받으면 돼요?"라고 남편에게 재차 확인한 뒤 2천원의 거스름돈과 커피 한 잔을 종이컵에 따라 아낙에게 건넸다.

무안전통시장의 '엄다 대장간' 대장장이 유석남 할아버지(79)의 고향은 황해도다. 1951년 1·4 후퇴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피난 왔다. 11살 때다. 3형제 중 막내인 할아버지는 두 명의 형과 역할을 나눠 대장간을 함께 운영했다. 한 때는 '3형제 대장간'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20살 되던 해부터 맏형의 권유로 대장장이 생활을 했으니 내년이면 쇠를 부린지 60년이 된다.

자동차 실린더 막대를 잘라 그가 만든 '지도'표 부엌칼은 50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강도가 세다. 단골손님이 많은 이유다.

"빈손으로 대장간 해서 논밭도 사고 얘들 모두 교육시켰으니 후회는 없소."

외길 경력 60년을 목전에 둔 장인의 말은 발음이 흔들렸으나 삶의 가치는 쇠처럼 단단했다. 내년에도, 그 내년에도 장터에서 쇠를 두드리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랐다.

발길을 옮기는데 옷가게 아주머니가 가게 앞을 지나는 할아버지를 불렀다. "커피 한 잔 줘?" 할아버지는 대답대신 "엿 하나 먹어~"라며 검은 비닐봉투에서 하얀 엿 한 가닥을 꺼냈다. 할아버지는 "오매! 잘 먹을라요"라는 옷가게 주인의 인사를 커피대신 받은 뒤 자신의 식품가게로 들어갔다.

시장에서 장사는 경쟁이 아니라 소통이었고, 사람들은 이웃으로 그렇게 살아갔다.

조영석 시민전문기자 kanjoys@hanmail.net

-'아~맛나!'

몽탄손짜장



쫄깃한 면발의 수타 짜장면으로 유명하지만 산낙지짬뽕과 무안탕수육도 인기다. 임혁수사장(38)의 음식에 대한 정성과 철학이 담겨 있다.

우선 중국음식의 대표적 재료인 양파와 돼지고기는 100%로 무안산을 사용한다. 면발은 반죽 후 하루 이상 숙성시켜 임 사장이 직접 뽑는다. 특히 지역명이 들어간 무안탕수육도 튀김기름과 튀김가루만 빼고 돼지고기와 연근, 양파 등 대부분 신토불이다. 고기의 두께가 두꺼운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무안연꽃축제 때 요리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탕수육이다. 산낙지짬뽕은 손님이 낙지를 사오거나 요구를 하면 짬뽕에 무안 낙지 한 마리를 얹어 끓이는데 낙지가 국물 맛의 화룡점정이 된다. 장이 서는 날에는 자리 차지가 쉽지 않다.



커피에 빠진 붕어

시장의 디저트 카페다. 겉은 바싹하고 안은 부드러운 페스츄리 붕어빵에 커피를 곁들여 판다.

원래 체인점으로 인기를 얻었으나 지금은 서울 홍대점과 무안전통시장점 등 두 개가 남았다고 한다. 빵은 앙금에 따라 팥붕어빵과 크림치즈, 블루베리, 인절미, 애플망고, 고구마, 초크붕어빵 등이 있다. 애플망고붕어빵이 단연 인기다. 이름은 빵이지만 과자다. 하나에 2천200원. 골라 담아 4개 1세트에 1만원이다.

무안전통시장에서 맛보는 홍대거리처럼 내부 인테리어가 편안하고 깔끔하다. 몽탄손짜장과 함께 장이 서지 않는 평일에도 문을 연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뉴스 스크랩    


이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독 자 의 견 제 목이 름작성일


사설 오피니언
무등칼럼 무등데스크
홈페이지 | 회사소개 | 편집규약 및 윤리강령 | 편집 자문위원회 | 독자위원회 규정 | 무등일보 사우회 | 행사안내 | 기자 이메일 | 청소년 보호정책
Copyright ⓒ 1996-2019. 무등일보(MoodeungIlbo) All right reserved. 개인정보취급방침
등록번호:광주아00187등록년월일:2015년 1월8일회장 : 조덕선발행 · 편집인:장인균 61234 광주 북구 제봉로 324 (중흥동, SRB빌딩) (주)SRB무등일보
기사제보,문의메일 : mdilbo@srb.co.kr긴급 대표전화 : 062-606-7760, 017-602-2126, 대표전화:606-7700 팩스번호 : 062)383-8765 광고문의 : 062)606-7772
본 사이트의 게재된 모든 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의 사전허가 없이는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