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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side칼럼-김요수의 꾸브랑 나브랑-도깨비감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콘텐츠산업진흥본부장
입력시간 : 2018. 05.08. 00:00


못된 놈들이 못된 짓 하는 걸 보면 쫓아가서 '콱'하고 어찌 해버리고 싶은 마음 생긴다. 우리는 양심을 가지고 있어서 차마 '콱'하지는 못한다. 다만 내 모습을 숨겨주는 '도깨비감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하고 달래고 만다.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어렵고 힘들게 살면 다가가서 뭐라도 '흠뻑' 주고 싶은 마음 생긴다. 내 처지가 어설퍼서 차마 그러지 못한다. 다만 뚝딱 하면 뭐든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하고 지나치고 만다.

못된 놈들을 상상 속에서라도 벌을 주는 이야기,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을 상상 속에서라도 북돋아 주는 이야기들 있었다. 1970년대 만화로 나온 신문수의 도깨비감투다. 도깨비감투는 웃음과 희망을 주었고, 염치와 상식을 알려주었다.

도깨비감투는 아랫사람이 날밤 새우며 만든 일을 하루아침에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빼앗는 사람, 이른바 공을 가로채는 놈들의 뒤통수를 때려 정신이 번쩍 들게 하고 '바로 잡는다'. 입만 나불대며 헤살(방해) 부리는 놈 주둥아리에는 빵 쪼가리 쳐 넣어서 입을 막고 '일을 하게 만든다'. 남을 못살게 구는 놈들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오히려 그 녀석들을 못살게 닦달을 하여 '남을 돕게 만든다'. 상상만으로도 신났다.

원칙을 사정없이 깨는 놈에게는 깨버린 원칙 때문에 불이익을 겪게 만들고, 제 멋대로 사는 놈은 제 멋대로 고통을 겪게 해서 원칙을 지키게 만들었다. 상식을 시궁창에 버리고 제 잇속만 챙기는 놈들은 상식을 버린 시궁창에 빠지게 하고, 제 잇속만 챙기다가 큰 구렁텅이에 빠지게 하여 상식의 무서움을 깨닫게 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손뼉 칠만했다.

몇몇이 속닥거려 사람 하나 바보 만드는 놈들은 더 큰 속닥거림으로 도리어 그 녀석을 바보로 만들어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게 했고, 알지도 모르면서 잘난 체 하는 놈들은 함부로 나서지 못하도록 단단히 혼을 내 주었다. 보통 사람들이 환하게 웃을만했다.

도깨비감투는 보이지는 않지만 정의롭고, 약한 자의 편이었으며, 평화를 좋아했다. 못된 놈들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 걸 보면 당시에 못된 놈들이 끊임없었나 보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도깨비감투는 단지 응징만 하는 게 아니라 못된 놈들이 반성하여 마음을 곱게 먹도록 이끌었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게 했다.

또한 제 몫의 일을 마치고 남을 돕는 사람, 좋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행운을 주었고,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 일을 실천하도록 도와주었다. 즐겁고 흐뭇했다. 그런 도깨비감투가 정말 그립다.

1970년대 이런 유쾌한 상상의 만화를 특별히 '명랑만화'라 불렀다. '명랑(明朗)'이 흐린데 없이 밝고 환한 뜻이니 만화가 마땅히 신났다. 명랑만화의 시작은 길창덕을 꼽는다. 꺼벙이, 덜렁이, 쭉쟁이, 만복이, 순악질 같은 여러 성격의 주인공을 만들었고, 해학으로 깨닫게 했다. 소리말(의성어)이나 몸짓말(의태어)을 잘 썼고, 그 시절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잘 그려냈다.

명랑만화에서 윤승운을 빼놓을 수 없다. 해맑은 말썽꾸러기 이야기인 요철 발명왕, 꼴찌와 한심이, 두심이 표류기로 '명랑'을 이끌었다. 맹꽁이서당으로 역사를 그렸고, 허풍이의 우주탐험으로 우리의 앞날을 상상했다.

못된 일이든 좋은 일이든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따라 하다 보니 그렇게 된다. 아무렇게나 마음먹고, 함부로 몸짓할 일 아니다. 못된 일이나 좋은 일은 당사자들보다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아주 잘 보인다. 아무에게나 도깨비감투 맡길 수 없고, 함부로 도깨비감투 쓰겠다고 나설 일 아니다. 도깨비감투 같은 명랑만화쯤 본 사람이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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