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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칼럼- 김현옥의 음악이 있는 아침 "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입력시간 : 2018. 05.22. 00:00


에드워드 엘가(1857-1934)
싱숭생숭,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봄밤의 연속이다. 꽃들의 소란스러움 속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요동치고 있는 한반도 정세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했다. 휴전협정이 된지 65년. 평화번영을 위한 남북한의 공동발표를 하던 4월 27일은 65년 만에 가장 기쁜 날이 아니었을까. 이 역사를 지나고 있는 우리들 생애 역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여기저기 원하지 않아도 자주 들리는 음악이 있다. 에드워드의 엘가(1857-1934)가 작곡한 '위풍당당 행진곡'이다. 이 곡은 엘가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으로 관현악을 위한 5개의 행진곡으로 되어 있는데, 그중 1번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곡으로 웅장함과 힘찬 기상을 느끼게 한다.

'위풍당당'이라는 제목은 세익스피어의 희곡 '오델로' 중, 3막 3장에 나오는 대사 "Pride, 'pomp, and Circumstance' of glorious war!"(명예로운 전쟁의 자랑, 찬란함, 장관!)에서 차용해 왔으며, 1901년 국왕 에드워드 1세의 대관식을 위해 곡의 일부분에 가사를 붙여 만든 것이 그 유명한 '희망과 영광의 나라'이다.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BBC '프롬'은 매년 7,8월에 런던 로열 알버트 홀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이다. 음악제의 시작은 언제나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으로 시작을 한다. 영국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다 같이 합창을 하는 모습은 내 나라가 아니어도 감동적이며 장관이다.

'큰 꿈과 이상 가슴에 안고/ 다 같이 나가자 내일의 희망안고/ 다 같이 나가자 아름다운 세상 향하여'

이 곡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절정에 치닫게 되고 영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중요한 음악이 된다. 음악사적으로 영국의 음악은 색채적인 프랑스 음악이나 절대적인 독일음악에 비해 비교적 특색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영국은 '위풍당당 행진곡'을 제2의 국가로 부르며 과거의 영광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있다. 비록 그의 어법은 독창성보다는 보편성이 더 강조되었으나, 격조 높은 선율과 기풍 있는 민족성은 영국음악의 전통에 근거했다고 볼 수 있다.

1905년 예일대학교 학위수여식을 처음 시작으로 미국에서도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식에서 '위풍당당' 음악이 연주되고 있다.

사실, 엘가는 30살이 넘을 때까지 무명 작곡가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분이 낮고 시골출신이었던 엘가는 8살 때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아버지 가게 일을 도우며 생계를 이어갔다. 독학으로 악기연주법과 작곡법을 익혔고, 9살 연상인 상류 귀족출신의 캐롤린 앨리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상류사회에 진출하게 되고 비로소 작곡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앨리스는 아버지의 상속권을 박탈당하면서까지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엘가의 매니저역할과 후원자 역할을 하였다.

엘가는 자신이 시골 출신이라는 것을 감추고 싶어 항상 신사복을 차려입고 다녔고, 사투리를 없애려고 말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악보에 '품위있게' 라는 표현법을 자주 기입한 것은 그가 얼마나 상류사회에 속하기를 열망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904년 음악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아 Sir의 직위를 받았으니 결국 그의 열망이 이루어진 셈이 된 것이다.


음악에도 역시 포장이 화려한 작품들이 있다. 초라한 자신을 덮기 위해 과장이라는 거품이 더 필요한 것처럼. 그래서일까. '위풍당당 행진곡'을 들으면 가끔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애타도록 마음에 절제를 새겼던 김수영의 '봄밤'이 힘이 되는 때. 이념과 사상을 떠난, 사람중심의 아름다운 세상이 오면 좋겠다.

작곡가.달빛 오디세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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