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탑뉴스 정치 지방자치 경제 지방경제 사회 국제 문화 전남뉴스 구청뉴스 오피니언 사람과생활
사설
약수터
무등칼럼
기자수첩
아침시평
인사이드칼럼
외부칼럼
문화칼럼
독자투고
핫이슈/토론
기사제보
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21세기 서울의 아이히만
입력시간 : 2018. 11.27. 00:00


 화해치유재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정부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재단 해산을 공식 선언했다.

 해산이 발표된 지난 21일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362차 수요집회가 열리던 날이었다. 참석자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재단은 박근혜 정권이 지난 2015년 발표한 '최종적 불가역적'이라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근거하고 있다. 일본이 법적책임이 아니라 도의적으로 피해자들에게 10억엔을 주기로했고, 한국정부가 이를 수용했다.

 화해도 치유도 없는 위안부 재단은 국가가 일본 돈을 나눠주기 심부름을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개별 접촉해 돈 받아갈 것을 회유했다. 일방 지급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돌려주겠다"고 나섰다.

 피해 할머니들은 돈이 아니라 사과를 받아야한다고 피눈물을 흘렸고 단돈 10억엔에 할머니들의 존엄성을 팔아먹었다는 국민여론이 비등했다. 여성인권을 보호해야할 여성부장관, 자국민을 보호해야할 외교부장관, 심지어 여성이라는 대통령까지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문제 재단은 여성가족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강행 출범했다.

 무엇을 위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존엄을 전범국에게 팔아치웠을까. 공식 사과는 커녕 위안부 자체도 부인해온 전범국과 불가역적 합의를 한 배경 등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이 없다.

 도둑이 매를 든다더니 일본이 외려 큰소리다. 심지어 자유한국당은 한일관계를 고려하라고 훈수다. 무슨 약조를 하였기에 피해자가 가해자 눈치를 보고 가해자와의 관계를 고려해야하는가. 지난 여름 그 참담한 조약이 이뤄지는 동안, 할머니들이 삭발로 눈물로 협약 거부를 호소하는 동안, 이나라 최고 엘리트라는 정부부처 장차관을 비롯한 공직자들은 무엇을 했던 것일까.

 이게 나란가, 공직자란 어떤 존재인가.

 비극은 화해치유재단이 나라 곳곳에 산재해있다는데 있다.

지난 1991년 타인의 죽음을 이용했다는 반도덕적 사건으로 언론을 도배했던 유서대필사건. 당시 청와대를 비롯한 정권이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노태우 정권 실정에 항의하는 분신이 잇따르던 시절. 당시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연합 사회부장의 분신자살 사건에 검찰이 그의 친구 단국대생 강기훈씨를 유서 대필과 자살 방조 혐의로 처벌한 대표적 인권침해 사건 중 하나다. 옥고를 치르던 강씨는 2015년에야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몸은 이미 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정권을 위해 누군가의 전 생애를 산산 조각냈지만 이에 가담한 이들은 지금껏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그뿐인가, 최근 과거사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던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고 김근태 의원 고문, 형제복지원 사건 등을 검찰이 알고도 덮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나름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사심 없이 일했다"

 지난 19일 전직 대법관으로는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공개 출석한 박병대 전 대법관의 발언이다. 그는 일제 강제징용 재판 개입 30여개에 이르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의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의 '사심없이'라는 단어가 섬뜩하다.

 1961년 수백만명의 유대인 학살 혐의로 붙잡힌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양심이 생각나서다.

국제전범 재판에서 아이히만은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명령받은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받은 명령이란 "수백만 명의 남녀와 아이들을 상당한 열정과 가장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죽음으로 보내는 일"이었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조덕진        조덕진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뉴스 스크랩    


이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독 자 의 견 제 목이 름작성일


사설 오피니언
무등칼럼 무등데스크
홈페이지 | 회사소개 | 편집규약 및 윤리강령 | 편집 자문위원회 | 독자위원회 규정 | 무등일보 사우회 | 행사안내 | 기자 이메일 | 청소년 보호정책
Copyright ⓒ 1996-2019. 무등일보(MoodeungIlbo) All right reserved. 개인정보취급방침
등록번호:광주아00187등록년월일:2015년 1월8일회장 : 조덕선발행 · 편집인:장인균 61234 광주 북구 제봉로 324 (중흥동, SRB빌딩) (주)SRB무등일보
기사제보,문의메일 : mdilbo@srb.co.kr긴급 대표전화 : 062-606-7760, 017-602-2126, 대표전화:606-7700 팩스번호 : 062)383-8765 광고문의 : 062)606-7772
본 사이트의 게재된 모든 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의 사전허가 없이는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