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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소통을 위한 고백-'적과의 동침'"
입력시간 : 2019. 01.07. 00:00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유독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불통이 심각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통해야할 상대도 많고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것은 여전히 한국사회는 아직 불통 중이라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 전체가 대립과 갈등으로 불신과 혐오를 넘어 주변의 모두를 적으로 간주하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가족간 불통은 가정 폭력과 파탄으로 이어지고, 세대별, 성별, 계층별, 지역별, 직업별 갈등과 불통은 사회 불안과 불신을 넘어 끝없는 상호 비방과 혐오를 낳고 있다.

여기에다가 정치권의 불통이 더해지면 그로인한 사회적 고통의 정도는 훨씬 극심해진다. 뉴스의 대부분을 장식하는 사건, 사고 원인도 대부분은 불통이다. 높은 자살률도 불통으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증가하는 이혼률, 묻지마 폭행 또는 혐오 범죄률도 근원으로 들어가면 결국 불통 때문인 경우가 많다. 새해에도 여전히 한국사회는 소통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 전체에서 소통 만큼 시급한 해결과제가 없기 때문이다.

소통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일이다. 대부분 붙통은 나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세상에는 나와 의견만 달리하는게 아니라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도 많다. 취향과 취미가 다른 사람, 종교와 관심사가 다른 사람 심지어는 삶과 죽음에 대한 견해마저도 사람마다 다양하다. 그러니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은 얼마나 많겠는가. 이렇게 서로 생각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소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다.

나와 다른 것을 틀렸다고 생각하는 데서부터 갈등과 불통이 시작된다. 다음으로는 나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이 다르거나 특정 사안에 대해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의 주장에는 아예 귀를 막아버리는 자세로는 소통이 불가능하다.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들어야 자기 주장도 잘 펼칠 수 있고 상대방의 실수나 잘못을 발견할 수가 있어서 결국 설득이 가능하다. 소통은 경청과 대화의 예술이다. 남의 의견이나 주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기 생각만 강조하거나 강요하는 고집 불통이 우리 사회를 어두운 불통사회로 만드는 주범이다.

미운 사람, 싫은 사람과의 소통도 중요한 과제이다. 물론 밉거나 싫은 사람을 아예 만들지 않는게 좋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러가지 이유로 싫거나 미운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냥 관계를 끊거나 애써 외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올바른 해결책이라 말하기 어렵다. 세상은 나혼자 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관계를 맺고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미움은 괜한 오해에서 싹트거나 사소한 갈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오해를 풀고 작은 갈등을 미리 해소했으면 아무 것도 아닐 일을 키우는 가장 큰 주범 중 하나는 필요없는 자존심과 고집이다. 물론 꼭 자존심을 지키고 고집스럽게 입장을 고수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인간 관계에서 미움과 싫음으로 발전하는데 작용하는 자존심은 쓸데없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바로 시인하고 사과하지만,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대범하고 관대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진정한 소통의 고수가 되기 위한 비결이다.

말이 잘 통하고 생각도 같아서 눈빛만 보고도 상대방의 마음을 금새 읽어낼 수 있는 사람과는 당연히 소통이 잘 이루어진다. 물론 그런 사람들과도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심하면서도 주의깊은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내가 평소에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다.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새해에는 그동안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상대와의 관계 복원을 시도해 보자. 가족 구성원이든, 직장 동료든 아니면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정당이나 집단이든 나와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달라 오랫동안 싫어했고 미워했던 그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작은 노력이라도 해보자.

무엇보다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삶을 지향하자. 입장을 바꿔놓고 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리는 작은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나의 이런 작은 시도와 노력이 바람을 타고 구름을 타고 날아가 세상의 미움이나 싫음을 덜어내는데 작게라도 기여할 것이라는 소박한 꿈을 꾸면서 새해 첫 칼럼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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