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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광주 온 대구오케스트라가 던진 질문
입력시간 : 2019. 01.08. 00:00


광주는 예술의 도시인가, 일까.

지난 연말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시민들을 위해 재야 음악회를 마련했다.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열기, 재야의 수런거림에도 지역 예술에 대한 온갖 생각으로 외려 외로움이 밀려왔다.

이날 무대는 대구에서 온, 대구 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인 디오 오케스트라와 국내 정상급 솔리스트·광주시립합창단·순천시립합창단 등이 함께 했다.

이들 중 디오의 존재는 다른 모든 예술가들을 압도했다. 미리 말씀 드리자면 이들의 연주가 워낙에 빼어나 다른 예술가들과 비교되지 않았다거나 하는 뜻은 아니다.

이들 존재 자체가 광주의 얼굴을 돌아보게 했다.

디오 오케스트라는 우리나라 유일의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다. 해외 유학파와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젊은 단원들은 폭넓은 오페라 레퍼토리로 전문성을 인정 받고 있다. 대구는 물론 광주시를 비롯한 타 시도 초청공연만도 연 10여회가 넘고 해외 초청공연도 나선다.

또 하나, 대구시가 예술인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시범적으로 시작한 사회적 기업이다. 출범 초기 5년 지원을 졸업하고 순수 공연 수입만으로 46명의 단원들이 살아가고 있다. 오페라 연주뿐 아니라 문화 소외계층에게 문화서비스, 클래식 대중화를 위한 탱고·발레·왈츠 등 다양한 클래식을 대구시민들에게 선사한다. 연륜도 짧다. 대구 오페라 하우스 출범 이듬해(2004년)시작해 2011년 지금의 이름으로 재창단했다.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하는 쓸쓸한 밤이었다.

50년 역사의 시립예술단을 다시 생각한다.

광주시는 8개에 달하는, 전국 최다 시립예술단을 보유하고 있다. 역사도 만만찮다.

시립교향악단은 부산(1962년), 인천(1966년)과 비슷한 시기(1969년)에 창단했다. 경제나 인구 등에서 이들 도시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규모를 생각하면 광주시민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이 아름다웠던 것은 분명하다.

반면 광주시민들에게 재야의 밤을 선사했던 디오 오케스트라를 키워낸 대구시는 80년대(81년 무용단)에야 시립예술단이 출범했다. 그것도 2019년 현재 단 4개에 불과하다.

광주에서 디오를 만날 수 없는 것인가.

예술인들이 광주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수는 없는가. 국외는 고사하고 초청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예술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예술단을 만날 수는 없을까.

시립예술단 창단 50년을 맞아 광주시 예술정책에 깊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우후죽순으로 숫자만 불리진 않았는지, 어디로 나가야할지 방향을 잃은건 아닌지, 아니 처음부터 방향 자체가 없었던 건 아닌지. 반 백년이 되도록 초청받을 만한 예술단 하나 없는 현실을 냉엄하게 받아들여야한다.

예술인들이 살 수 없는 도시라면 죽은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년 벽두의 시비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도시들이 이를 반증한다. 뉴욕의 예술인, 베를린, 런던, 파리의 예술인들을 상상해보라.

디오가 이처럼 자리를 잡아가는데는 대구시의 정책적 의지와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지나온 길을 탓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민선7기는 문화경제부시장을 도입할 정도로 광주의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의지를 명시적으로 드러냈다.

허나 그 선언이 '문화경제'인지 '문화'와 '경제'인지 헛갈려서는 안된다.

문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문화경제는 도시를 풍요롭게 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광주의 미래이자 자산일 수 밖에 없다.

예술정책에 대한 광주시의 비전과 열정을 기대한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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