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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한전공대, 광주든 나주든 중요한 문제 아니다
입력시간 : 2019. 01.17. 00:00


류성훈 정치부장

한전공대(Kepco Tech) 설립부지가 28일 결정난다. 확정발표 날짜가 10여일 밖에 남지 않자 지자체간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전남은 김영록 지사의 '엄명' 속에 일사분란하게 준비하고 있는데 반해 유독 광주에서 잡음이 많다.

당초 한전공대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지사 시절, 조환익 당시 한국전력 사장과 '지역을 발전시키고 한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려 만든 마중물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됐고, 드디어 설립이 실현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한 치 양보 없는 경쟁 가관

한전공대 설립 부지로 광주는 남구 압촌동 에너지밸리산단, 남구 승촌동 영산강문화관 수변공원, 북구 오룡동 첨단3지구 등을 후보지로 신청했다. 전남도가 신청한 3곳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나주 혁신도시 일대,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호혜원 터 등으로 알려졌다.

물밑에선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자체간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볼썽 사나운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심지어 '보안각서'까지 쓰면서 철저히 비밀로 관리돼 온 '배점기준안'이 유출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유치에 혈안이 된 광주 모 지자체가 '평가에서 불리하다'고 판단, 신의를 저버리고 살짝 흘린 것으로 추측된다. '더티 플레이(dirty play)'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 '페어 플레이(fair play)'가 피해를 봐서는 안되게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느 곳에 한전공대가 들어서든, 광주와 전남을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대학 설립 효과는 분명 우리 지역에서 빛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한전공대 설립부지는 광주·전남 상생뿐 아니라 한전공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때문에 광주·전남 '지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가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대전제가 깔려있다.

그런데도 서로 자기 동네에 유치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가관이다. 입으로는 광주와 전남은 한 뿌리이고 상생만이 살 길이라고 부르짖으면서도 현안 앞에서는 언제그랬냐는 듯 오리발을 내민다. 지역민들의 피로감은 쌓여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 지사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 이 시장은 "(2006년) 광주에서 통 큰 양보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전남이 양보해 한전은 나주에, 한전공대는 광주에 있는 것이 상생의 길이라는 염원과 간절한 소망이 있다"며 전남도의 양보를 요구했다.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전공대는 반드시 광주에 위치해야 공동혁신도시 설립 취지와 상생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도 전남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응수했다. 김 지사는 "이미 다른 광역시에 연구중심의 대학들이 있기 때문에 전남에도 한전공대와 같은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이 절실하다"고 이 시장의 '양보 요구' 발언을 맞받아 쳤다.

특히 광주 지자체간 소모적 경쟁이 문제다. 북구와 광산구가 한 배를 타면서 남구와의 유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눈꼴 사나운 신경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남구는 김병내 구청장과 조기주 남구의회 의장 등이 주축이 돼 한전공대 설립 포럼·결의대회를 열고 에너지밸리산단이 한전공대가 들어설 최적지임을 알리며 광주권에서 가장 먼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에너지밸리산단이 적합지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높게, 멀리, 크게 내다봐야

북구는 첨단 3지구가 한전공대 부지로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홍보하고 있다. 북구는 문인 구청장이 북구·광산구·장성군·담양군 등 광주·전남 4개 지자체와 연합, 상생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워 여론 몰이에나섰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지역간 갈등을 중재해야 할 공무원인 남구 부구청장까지 치열한 유치경쟁에 뛰어든 것은 오지랖을 넘어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다. 광주에 한전공대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현안이 산재해 있고 5개 구청이 상생발전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마당에 시청 소속 공무원이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기고 구민 간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알길 바란다.

빛가람혁신도시는 태생부터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였다. 광주와 전남의 상생을 위해 공동 출발한 것이다. 한전공대도 마찬가지다.

혁신도시 내 에너지밸리를 세계 에너지산업의 중심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원동력인 한전공대라는 거대한 '군함' 앞에 남구냐, 북구냐, 나주냐며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은 상생이라는 대의명분을 망각한 처사다. 근시안적인인 사고로 너무나 지엽적인 문제다.

광주든, 전남이든 어디에 있든 그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높게, 멀리, 더 크게 내다보고 광주·전남이라는 공동 운명체는 한전공대가 착착 설립돼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민선 7기부터라도 광주·전남 전체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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