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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광주.전남 상생 해법을 찾자-<4> 대형유통업체-지역상권 공존의 묘수는
입력 : 2019년 01월 21일(월) 00:00


상권은 나누고 유통·판매망은 공유하고
이벤트성 행사·물품 지원 등 보여주기식 행사 지양
중기 우수 제품 개발·판로 확보는 좋은 상생 모델
무조건식 규제 보다 합리적인 협력 방안 모색할 때
광주신세계 중소기업 우수제품 특별판매전
대형유통업체가 지역 상권과 상생발전하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은 아직도 쉽사리 풀리지 않는 과제 중 하나다. 마냥 규제를 풀고 자율 경쟁에 맡기기에는 불합리한 부분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출점제한과 월 2회 휴무 등 규제는 이어지고 있다.

전통시장과는 상권을 공동으로 개발해 서로 이익이 되는 형태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 지역 중소업체들이 대형 유통업계가 보유한 유통·판매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폭도 더욱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경기침체 속 대형 유통업체들와 지역 상권이 공정한 경쟁을 펼치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끝없는 출점경쟁 어디까지

소비자들과 가장 맞닿아있는 업계는 단연 유통업이다. 이 때문에 늘 급변하는 소비시장의 트렌드를 보다 빨리 읽어내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 유통업의 선두에서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수도권은 물론 지역상권까지 장악해온지도 오래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방 상권을 겨냥한 출점경쟁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업종의 변화에 따라 백화점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아울렛, SSM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점포는 물론 커피숍, 편의점까지 날로 심화되고 있다.

광주의 경우 현지법인으로 입성한 ㈜광주신세계를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광주점, NC백화점이 있으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아울렛까지 포함하면 광주·전남에만 30여곳에 이른다. 골목상권 잠식 논란을 빚어온 프랜차이즈 형태로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롯데슈퍼 등 SSM(Super SuperMarket)과 커피숍, 외식업 그리고 보다 영역을 넓히면 편의점까지 상권장악을 위한 진출은 끝이 없다.

반면 대형유통업체들의 지역기여도 성적은 시원찮다.

지역 생산품 구매비율, 점포 주차장 및 시설관리, 폐기물 처리 등 지역 업체 용역 발주 금액, 지역금융기관 이용 금액, 전단지 인쇄 발주금액, 지역환원 등 대부분이 매출·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들이 출점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하고 있지만, 실제 입점 후 지역에 기여하는 바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법인 등 상생 위한 노력

국내 대형 유통업계에서는 최초로 현지법인을 설립한 ㈜광주신세계는 '상생'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아왔다. 전통시장 지원을 비롯해 지역 중소기업 제품 판매 행사 등 매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로 '호남물산전'을 꼽을 수 있다. 지역 현지법인 '광주신세계'의 대표적인 지역 친화 행사로농·축·수산물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나 공예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 생산자를 발굴해 상생을 꾀하는 자리다. 지난해에는 즉석 먹거리 중심 '남도물산전'을 신설, 호응을 얻었다.

지역 중소기업들을 위한 '중소기업 우수제품 판매전'도 눈길을 끈다. 중소기업청과 광주신세계가 함께 주최하고,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참여하는 행사로 12년째 이어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우수 중소기업이 제품을 홍보·판매하며 역량을 선보이고 나아가 판로확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매년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밖에 '광주중소기업위크 2018', '지역 우수공예, 문화 관광상품 특별 판매전'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도 규모는 작지만 인근에 자리한 대인예술시장, 전자의 거리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전통시장 자생을 위해 백화점 각 분야 전문가들이 시장 상인들에게 마케팅 노하우와 고객 관리 방법을 전수하는 한편 포장 용지를 무료로 지원했다. 최근에는 침체된 대인동 전자의 거리와의 상생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사업을 상인연합회와 함께 진행했다. 지역 이마트도 전통시장과 상생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롯데마트 역시 봉사활동을 통해 소외계층을 지원해오고 있다.



◆공존 위한 합리적 방안 모색해야

동일한 상권에서 경쟁을 하는 업체들간에 '상생 해법'을 찾는 것이 다소 무리일 수 있지만, 합리적인 묘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날로 둔화되는 성장속도와 강화되는 규제 속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무조건적인 규제만을 강요하는 것도 이제는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역 중소기업들의 우수 제품 개발을 지원해 대형 유통업체들이 국내외에 보유한 유통·판매망을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가 높은 상생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 이마트의 경우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제품 1천여개 중 600여 개를 중소기업과 함께 만들고 있다.

이 중 일부 업체들은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와 환원하며 '상생'의 좋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또 전통시장, 소규모 점포들과는 가급적 취급하는 품목을 자율적으로 조정해 상권을 차별화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한장희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형유통업체들의 경우 보여주기식 사업들로 상생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개입하기 보다는 적정한 선을 정하고, 강제하기 보다는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골목상권, 전통시장이 상생을 부분을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lyj2001@srb.co.kr

이렇게 생각한다- 한장희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경쟁력 키울 수 있도록 규제도 지원도 적절하게"



"무조건적인 '상생' 보다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규제와 지원 모두 분야별로 적절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한장희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 소상공인, 지역 중소기업의 '상생'에 대한 해법을 이렇게 제시했다.

한 교수는 "대표적으로 대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소상공인들은 동일한 상권내에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생'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만 큰 업종이 진출하면 주변의 작은 점포들이나 전통시장과는 가급적 동일한 업종이나 상품군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한 교수는 "지역의 중소업체들에 대해서는 양질의 상품 개발을 유도하고 자신들이 보유한 국내외 판매망을 열어준다면 '상생'의 모델이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 교수는 무조건적인 지원이나 규제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돼 왔지만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은 자생력을 길러주기 보다 시설에 치우친 면이 많았다"며 "보여주기식 사업 보다는 장기적으로 그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고객 중심의 마케팅, 상품 관리, 홍보 등 다양한 교육이 선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얼마전 지인과 서울 마포 용문시장을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계산의 번거로움과 원하는 양 만큼 물건을 살 수 없는 선택의 제한은 있었지만 짧은 동선내에서 쇼핑을 끝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며 "우리 지역 전통시장도 고객의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역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작은 기업이나 상점 모두 자기계발이 필요한 시대"라며 "상품포장부터 배열, 구성, 관리까지 정확한 상권 분석을 통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자체의 역할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한 교수는 "지자체들은 지역의 중소상인들이랑 제대로 상생하고 있는지, 과잉보호를 통해 망하게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며 "혈세를 가지고 돈을 쏟아붓는 것 외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무조건적인 지원이나 상생을 부르짖고 개입하기 보다는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들은 스스로 해야 할 것, 대형유통업체들이 자제해야 할 부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야 할 것들에 대해 구분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필요한 것들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주기자 lyj2001@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