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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권위있는 사람과 권위적인 사람
입력시간 : 2019. 02.18. 00:00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권위있는 사람이 필요한 세상이다. 말 한마디면 얽히고 설킨 사회적 난제들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아쉽다.

안타깝게도 그런 권위있는 사람은 드물고 권위적인 사람들만 늘고 있다. 더 이상 권위적인 리더십으로 조직이나 국가를 이끌어가기가 어려운 세상인데도 여전히 권위적인 생각과 태도로 조직이나 국가를 경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른바 '갑질'로 인한 사회적 문제들의 대부분은 결국 권위적인 사고와 권위주의적인 행동의 일상화가 낳은 결과물이다.

주로 대기업 총수 일가나 부유층 자녀 또는 유력 정치권력자 주변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갑질 폭력, 갑질 행패, 갑질 범죄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세상에 꼭 필요한 권위있는 사람은 찾기 어렵고 권위적인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각종 사회적 고발만 늘고 있다.

'권위'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을 통솔하여 이끄는 힘' 또는 '특정 분야에서 뛰어나다고 인정을 받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능력'인 반면, '권위적' 또는 '권위주의적'은 "지위나 권력을 내세우며 상대를 억압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권위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권위적 또는 권위주의적이란 말 속에는 가치 부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특정한 분야에 권위를 가진 사람은 필요하지만 권위적이거나 권위주위적인 사람은 환영을 받지 못한다.

권위는 문제가 발생했거나 갈등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하지만 권위적인 사람이나 권위적인 태도는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꼬인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권위적 리더십이 아니라 소통형 리더십이나 봉사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인 또는 조직, 제도, 관념이 사회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사회의 성원들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을 지닐 경우, 이 영향력을 권위라고 부른다. 따라서 권위는 이것을 느끼고 인정하는 데서 성립하는 정신적인 것이다.

권위는 그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에 따라 도덕적 권위, 또는 정치적, 과학적 권위 등으로 나뉜다.

권위는 임의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권위는 결국 생산양식에 의해 규정되고, 역사상 각 시대의 생산양식이 다름에 따라서 특유한 권위가 성립하며 권위의 교체도 나타난다.

봉건제 시대의 도덕적·정치적 권위가 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와 부정되고 새로운 권위가 나타나는 것은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권위는 역사 발전에 대하여 긍정적으로도, 또한 부정적으로도 작용한다.

개인숭배는 권위의 남용에서 생겨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최근 각종 종교집단 내에서 성폭력을 저지르는 종교 지도자들의 일탈이나 범죄의 대부분이 바로 이런 개인숭배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위있는 말과 행동으로 사회적 지지를 받는 권위있는 지도자의 부재가 아쉽다.

과거 독재권력에 의한 폭압적 정치 상황에서도 관련한 발언 하나만으로도 민주인사를 옥중에서 풀려나오게 만드는 권위있는 지도자가 있었다.

주로 종교 지도자들과 국민적 지지를 받는 정치 지도자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정치적인 문제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대해서도 갈등과 대립이 심각한 상황에서 권위있는 지도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곤 했다. 당시 서슬퍼런 군부독재 권력자들도 권위있는 야당 또는 종교 지도자들을 두려워했다. 그 만큼 '권위'는 매우 자연스런 사회적 힘의 원천인 셈이다.

세상이 어지럽고 불안할수록 권위있는 지도자나 권위있는 집단, 이념이 필요하다.

가치관의 혼란과 이념의 충돌로 인한 개인적 갈등이 고조되고 경제사회적 불안감이 팽배해질수록 정신적 권위를 가지고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길을 열어주는 길잡이가 있어야 한다.

거짓과 불의의 권위적 세력이나 집단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비판을 가하고 진리와 정의라면 아무리 작고 나약한 존재라도 그들과 함께하는 높은 도덕성에 뿌리를 둔 권위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세상이다.

권모와 술수에 능한 정치꾼 말고 진정한 권위를 가진 정치가들이 세상을 이끌게 해야 한다. 모든 선거는 이런 지도자를 선출하도록 작동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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