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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광주 5·18과 대구 2·28
입력시간 : 2019. 02.28. 00:00


강동준 편집국장

"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이 저지른 상식 이하의 망언으로 인해 5·18정신을 훼손하고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드렸습니다.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시장으로서 시장님과 광주시민들께 충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에 대해 대구시장이 올린 사과의 글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이번 일로 인해 광주와 대구가 맺은 달빛동맹이 위축되거나 약화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일수록 대구와 광주 시민들간 연대와 상생협력을 더욱 단단하게 해서 이와 같은 역사왜곡과 분열의 정치가 우리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박수를

대구가 어떤 곳인가. 보수정당 대권주자들의 첫 발걸음이 머무는 상징적인 도시요, 한국당의 심장부다. 그러니 대단한 용기이며 책임있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권 시장은 5·18사과의 글 일주일 전에는 망언과 함께 한국당 운영을 개탄하는 글도 올렸다.

"대구시정에만 전념하려고 참고 또 참아 왔는데 요즘 당 돌아가는 꼴을 보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 황당한 웰빙단식·국민 가슴에 대못 박는 5·18 관련 망언·당내 정치가 실종된 불통 전당대회 강행·꼴불견 줄서기에 철 지난 박심 논란까지. 도대체 왜들 이러나?…제발 정신들 좀 차리자"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국회 '대국민 공청회'를 빙자한 괴물 3인방의 망언. 권 시장은 망언 보도 하루 뒤에 용기있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 그래서 5·18에는 더욱 양심어린 사과로, 한국당에는 진정어린 충고로 여겨진다. 자신도 광주시민에 대한 사과와 위로는 사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달빛동맹의 파트너인 대구시장으로서 공적인 것이며 자유한국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양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권 시장의 달빛동맹에 대한 애착과 소신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9년 달구벌과 빛고을의 첫발을 뗀 달빛동맹은 교류협약에 민간교류까지 근 10년의 힘든 발길을 함께 했다. 협력사업만 5개 분야 30여개에 달한다.

권 시장은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거쳐 2014년 시장에 당선돼 현재 재선인 만큼 6년째 합류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2015년 11월 12일 국회 본관 1층에서 광주시장과 함께 '광주 예산은 대구가, 대구 예산은 광주가 책임진다'는 '상생을 위한 공동발표문'을 채택한다.

수십년동안 국토의 불균형 속에서 정치가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지방이 피폐화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영호남이 함께 뭉쳐 지역발전에, 균형발전에 앞장서자는 것이다.

최근엔 광주와 대구간 191.6㎞를 1시간내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영호남 대립이 심했던 예전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여기에 광주와 대구간 이어진 역사연대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열린 민관협력위원회에서 대구측 위원이 '228번 버스노선' 신설을 제안했고, 최근 이용섭 광주시장이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대구에 '518 버스노선'이 있는 만큼, 광주에도 '228번 버스노선'을 만들어 민주화운동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지역 8개 고교 학생 1천여명이 이승만 독재에 저항한 2·28민주운동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돼 대구시민들의 자긍심이 대단하다.

권 시장은 임기가 시작된 2014년부터 5·18기념식에 참석하고 있으며, 대구 2·28기념식에는 광주시장이 참석하며 역사연대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달빛동맹과 역사연대의 메시지는

달빛동맹과 역사연대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정치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형님' '동생'하며 화합을 외치고 있다. 사회적 갈등과 비생산적 논란을 정치가 조장하지만, 이젠 국민들의 시각과 눈높이가 확 바뀌고 있다.

2016년 4·13총선을 보자. 김부겸 후보는 삼 세판 끝에 한국당 심장부에 당선의 깃발을 꽂는다. 민주당이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것은 31년만의 일이다.

수도권 집중으로 국토의 불균형이 심해질 때 지방의 저출산과 고령화의 신음소리는 높아만 간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인 2천500만 명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서울 인접지역에 3기 신도시 건설을 추진중이다. 연방제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천명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 혁신도시 시즌2는 말 뿐이고, 온데간데 없다. 이대로라면 지방소멸은 시간문제 같다.

훼방꾼은 정치이고, 나아갈 답은 지방의 연대와 상생협력 뿐이다. 이제 지방의 발전과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과, 아니 지역 갈등을 악용하는 정치세력과 큰 싸움이라도 한판 해야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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