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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국제행사 품격 보여준 광주비엔날레
입력시간 : 2019. 03.19. 00:00


‘5·18 40주년 아픔과 역사적 의미 살리겠다’

지난주 발표된 2020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들의 내년 전시 구상이다. 차기 광주비엔날레를 이끌어갈 터키 출신 데프네 아야스와 인도 출신 나타샤 진발라 두 여성감독의 변이다.

관례적일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의 총감독 선정과 감독의 전시구상이 반가움과 기대감을 전한다.

감독선정 발표에는 명성이나 능력 등 의례적인 수사가 동원될 필요도 없어 보였다. 이들은 자신들이 전시를 이끌어갈 도시, 광주에 대한 사전 연구를 이미 진행했고 역사·문화적 맥락에서 광주비엔날레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시가 실질적인 지식 생산의 장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과학자, 문인, 정치인, 사회 운동가 등이 함께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

내년 광주비엔날레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안이 전면에 내걸리고 과학과 사회+지식+예술이 광주라는 용광로에서 재해석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방법으로 선보이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성공여부를 떠나 ‘광주’라는 공간이 이같은 세계 예술인·지식인들에게 변화와 실험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광주의 세계화, 광주정신의 확장은 이미 가능성을 담보한다고 할 만하다.

이들이 ‘40주년’이라는 분기를 분명히 하고 있어 기대감을 키워도 좋을 듯하다.

광주비엔날레의 자신감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창설 24년만에 초심-광주비엔날레 창설정신-으로 돌아가 정체성-광주정신-을 전면에 내걸고 세계 미술무대에, 세계인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선보이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다.

내년 비엔날레를 이끌어갈 감독들의 광주에 대한 탐구와 함께 눈길을 끄는 점은 차기 감독의 이른 선정이다. 차기 감독의 이른 공모나 발표는 국제행사의 당연한 면모이지만 그동안 광주에서 만나기 어려운 풍경이었다는 점에서 높이살만 하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노력이 돋보인다. 재단은 2017년부터 감독선정을 위한 별도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국제 자문회의 등을 통해 후보군을 압축해왔다.

무엇보다 비엔날레 사상 최초로 최종 리스트에오른 후보군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제안서) 심사를 했다. 데프네와 나타샤의 광주에 대한 이해는 재단의 철저한 준비와 광주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비엔날레는 지난 행사에서 광주를 전면에 내건 ‘GB커미션’과 국제 미술관과 기관들이 자비로 참여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통해 이같은 자신감을 반영한 바 있다.

5·18 40주년을 앞두고 광주의‘정신’과 ‘가치’를 조명하겠다는, 예술적 책무에 기반한 광주비엔날레의 발걸음이 지역 문화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문화예술회관과 문화재단을 비롯한 지역 문화기관은 물론 각종 국제행사를 추진하는 광주시도 참고할 바가 많다.

광주시를 필두로 지역 문화 기관들은 연중·연례행사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행사까지도 총책임자(단체)를 행사가 전개되는 해에 선정해오고 있다.

1년 전, 혹은 2년 전, 해당 행사가 끝나는 즈음에 차기 행사를 이끌어갈 책임자를 발표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도록 해야한다.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선정해 일정에 쫓겨 진행하는, 행사를 위한 행사는 이제 그만둬도 될 때가 됐다.

무엇보다 이같은 과정들이 시스템으로 안착돼야 한다. 혹여 광주비엔날레도 김선정이라는 한 빼어난 대표의 감각이 가져온 결과물이라면 반갑지만 위험할수도 있는 대목이다. 사람의 중요성에 기반해 이를 제도화하는 것은 지역사회 역량이자 책무일 것이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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