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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광주전남 상생 해법을 찾자-7 대·중기 동반성장 해법은
입력 : 2019년 04월 09일(화) 00:00


‘납품단가’부터 제대로 해결해야 동반자로 인식
매년 물가·제조단가 오르지만
대기업 납품단가는 반대로
‘자의반 타의반’ 협력 늘었지만
중소기업 여건은 더욱 나빠져
“시장 자율 체제로는 해결 난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해법은 납품단가 현실화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사진은 사진은 광주의 대표적인 제조업 산업단지인 하남산단 전경. 무등일보 DB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동반성장이 가능할까. 대·중소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은 '해묵은 과제'다. 정부까지 나서며 '상생'을 도모하고 하청업체에서 협력업체로 이름도 바꾸어 달았지만 늘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주 52시간, 최저임금 등이 도입되면서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자 협력업체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진 모습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가격경쟁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서는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지만 대기업이 기본적으로 중소기업을 동반자로 인식하려는 절실함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대기업은 '상생' 하고 있다지만

대기업들도 늘 '상생'을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총 3천911건의 특허기술을 중소·벤처기업에 무상 제공했다. 가전, 디스플레이,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공유됐다. 이중 실제 이전된 기술은 383건으로, 총 152개 기업이 삼성전자로부터 기술을 무상 이전 받았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중기부와 매년 100억원씩, 5년 동안 총 1천억원을 조성해 2천500개의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28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설명회'도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대표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을 동시에 해소하고자 부품사 및 설비·자재 협력사 260개사 참여한 가운데 올해도 전국 5개 권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또 지난해 한국자동차부품조합의 긴급 자금 지원 호소에 1조6천728억원의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매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인적교류나 기술개발, 판로개척, 자금투자 등 다양한 상생이 자의반 타의반 시도되고 있지만 정작 협력업체나 중소기업들의 입장은 다르다.

◆고질적 과제 '납품단가'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막는 핵심은 '납품단가'로 꼽힌다. 실제 광주·전남 지역 대기업 협력업체 역시 동반성장 여건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로 '납품'문제를 제시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지역 130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2018 4/4분기 대기업 협력업체 경영애로조사'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동반성장 여건이 나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협력업체의 원사업자간 거래 및 동반성장 여건과 관련 '매우 나쁨'이 10개사(7.7%), '다소 나쁨' 61개사(46.9%), '동일' 59개사(45.4%)로 조사돼 전체 응답기업의 54.6%는 동반성장 여건이 나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 원인으로는 '납품물량 감소'(46.0%), '낮은 납품단가'(41.8%), '경쟁업체간 가격경쟁으로 단가 인하'(12.1%)로 나타났다.

납품단가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매우 부적정' 41개사(31.5%), '부적정' 70개사(53.8%), '적정' 19개사(14.6%)로 전체 응답기업의 85.4%는 납품단가가 부적정하다고 답해 납품단가 적정성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납품단가 산정시 가장 중요하게 반영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한 인건비 반영'(55.4%), '원재료 등 재료비 변동분 반영'(44.6%)으로 조사됐다.

동반성장 여건 개선을 위해 대기업에 바라는 점도 '적정한 납품단가 반영'(43.1%), '납품물량 보장'(35%), '중소기업을 협력파트너로 인식'(13.1%), '공정거래 준수'(7.7%), '기술판로 경영 지원'(0.8%) 순으로 응답했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정부 대책으로는 ▲지역산업다변화 및 신규 대기업 유치(29.2%) ▲상생협력 분위기조성 및 인식개선(21.9%) ▲공정거래 질서확립을 위한 제도 강화(18.1%)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지원(18.1%) ▲대기업 해외이전 방지(9.2%) ▲모니터링 및 실태조사 강화(3.5%)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납품단가는 대기업 중심의 ‘상생’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며 “적정한 납품단가는 기본적으로 매년 물가상승분과 제조단가 상승분 등이 반영되어야 하지만 오히려 해마다 낮아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실효성 있는 정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에는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시장경제 자율에 맡기다보면 결국 대기업 주도의 시스템에 중소기업이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도입된 정책들도 대기업 중심의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매년 지역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과 함께 상생협력 분위기 조성에 나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한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도 지난해 9월말 기준 참여율이 대기업은 6.8%, 중소기업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재무적 성과를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반발이 적지 않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복잡한 하청구조에서 고질적이고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는 불공정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 자율경제에 맡기기 보다는 최소한의 강제성을 지녀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 납품단가는 1·2·3차 수탁기업과 위탁기업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현재의 하청구조에서 중간 업체들이 불공정행위를 하지 않고 맨 밑단계 하청업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도입이 절실하다”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도입부터 촘촘하게 제도적인 틀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주기자 lyj2001@srb.co.kr

이렇게 생각한다-박성수 광주전남연구원장

“기득권 내려놓고 역지사지의 지혜를”



더불어 사는 우리들에게 상생이야말로 더없이 소중한 과제다.

노동자와 사용자, 도시와 농촌, 서울과 지방,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바로 그렇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우, 갈수록 격차가 심해지는 바람에 상생 해법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하겠다.

필자가 대학에서 경영학연구를 하면서 늘 염두에 두었던 이슈는 바로 대중소기업의 상생이었다. 그런데 우연히도 지난 2005년 광주 대중소기업상생협의회가 발족되면서 위원장을 맡아 10여 년간 봉사하게 됐다. 이 때 현장에서 겪었던 소중한 경험은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내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준 바 있다. 그동안 대중소기업의 상생문제는 수없이 많은 논의의 장이 마련되었고, 그럴 때 마다 다양한 해법들도 제시되곤 했다.

그렇지만 백약이 무효였는지 신통치 않아 지금까지도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한 효과적인 처방전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설령 최적의 대안이 마련된다 해도 양측의 수용자세 여하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상호간에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 걸음 물러서서 해결책을 찾는 슬기가 필요하다. 서로의 입장만 견지하고 있으면 좀처럼 타협점을 찾을 수 없다. 먼저 면대면 (face to face)으로 자주 만나는 일 말고는 용빼는 재주가 없다.

이는 대중소기업상생협의회를 운영하면서도 절감한 사실이다. 필자는 대기업, 중소기업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자리에 있기에 때로는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빈번히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식사자리를 주선하곤 했다. 수많은 회식을 통해 양쪽의 높았던 벽도 만남을 거듭할수록 낮아져갔기에 하는 말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보다 더 좋은 말이 또 있을까 싶었다.

최근 낙점된 중소벤처기업부장관후보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드는데 매진하고 싶다"라고 말해 중소기업은 물론 영세 소상인들의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다. 이 번 만큼은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만들어 대중소기업의 상생에 큰 획을 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