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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의 市井漫談 시·정·만·담-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효용가치 있나
입력시간 : 2019. 04.11. 00:00


지방자치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살림을 자신이 책임지는 풀뿌리 민주주의 정치제도다. 권력이 집중된 중앙 정부의 국정 수행과 대척된다. 지역 주민의 자유와 권리 보장 및 정치 참여로 권력의 분산효과를 가져오게 한다.

지방자치 구현의 한 축인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대의 기구다. 법령의 하위 개념인 조례의 제정 및 개폐, 예산의 확정이나 결산의 승인, 기타 법령에 의한 사항을 결정한다. 또한 주민을 대표해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지방의회의 존재 의의다.

광주시의회가 최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무능, 무책임을 뚜렷이 드러내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법적·제도적 한계 운운하며

지난해 지방선거를 거쳐 민선7기가 출범한 뒤 광주시 산하 주요 공기업의 장(長)을 선임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인사권을 쥔 광주시장이 임기 만료나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 해당 기관의 장을 새로 선임하고자 후보자를 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통보하면서다.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회는 해당 기관장으로서의 업무 수행능력, 고위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 등을 검증하는 통과 절차다. 지난 2015년 2월 광주시와 맺은 ‘광주광역시 지방공기업 등의 장에 대한 인사청문 업무협약서’에 따라 광주 도시공사, 환경관리공단 등 8개 기관장을 상대로 실시해오고 있다. 이같은 인사청문회에 법적 구속력이 부여돼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청문위원들이 특정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단을 해도 인사권자인 이용섭 광주시장이 임명을 강행하는 일이 이어졌다.

지난 2일 이 시장이 임명을 강행한 신일섭 광주복지재단 대표 이사의 예가 그렇다. 신 대표는 시의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전문성은 물론 도덕성에서 적잖은 흠결이 노정됐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경실련) 등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광주경실련은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광주복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복지전문기관의 대표자로서 요구되는 도덕성·리더십·준법성·전문성·경영능력 등이 부족하다”며 “임명 취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광주복지공감플러스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용섭 광주시장과 시의회는 신일섭 광주복지재단 대표이사 임명에 따른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시민의 뜻을 저버린 행위”라고 반발했다.

시민 여론과 시민단체의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한 이 시장의 처사도 문제지만 시의회의 처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의회는 당초 전문성과 도덕성에서 심각한 지적을 받은 신 후보자 청문 보고서에 부적격 판단을 적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일부 청문위원들이 돌연 임명을 찬성하는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적부 판단이 아닌 후보자의 장단점만 기술한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그 사이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고 만 꼴이 됐다. ‘면죄부’ 보고서, ‘들러리’ 시의회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앞서 있었던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청문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김강열 후보 또한 시민단체 활동을 하던 시절, 정관에 없는 보수를 받는 등의 사실이 밝혀져 “업무 수행에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때에도 시민단체들은 이사장 공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내부 격론 끝에 적부가 아니라 장단점만 기술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시장은 이에 힘입어 시중의 껄끄러움을 외면한 채 김 이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시민단체는 “시의회와 광주시가 합작해 부실한 인사를 진행했다”는 논평을 냈다.

눈치보기와 책임회피로 일관

집행부를 상대로 한 시의회의 눈치보기, 책임 회피에 따른 존재의 부정은 두가지 점에서 기인한다. 의원들의 소속정당이 지자체장인 이 시장의 소속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일색인게 그 첫번째다. 일당독재나 다름없는 의회 구성에서 소신은 별로 의미가 없다. ‘좋은게 좋은 거 아니냐’는 식이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의회 인사청문회를 하나마나하게 만든 ‘법적 구속력’이다. 인사청문회의 근거가 법령이나 조례에 바탕한 것이 아니라 광주시와 의회간 업무 협약에 따라 실시된 것이어서 ‘법적 효력’을 갖지못하는 태생적 한계다. 이를 보완할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의 처리는 요원하다.

현 정부의 장·차관, 각급 기관장 등 관계자 인선도 그렇지만 광주시의 산하 기관장 인사 또한 ‘보은 인사’, ‘코드 인사’논란을 불러일키는 상황이다. 의회의 존재 이유는 이를 제어하고 지적함으로써 잘못된 인선을 막는데 있다. ‘법적·제도적 한계’를 운운하며 유권자가 부여한 권한 행사를 외면한다면 이는 ‘자기 변명’에 불과하다. 나아가 ‘의정비’만 챙기는 들러리, 거수기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그런 인사청문회는 차라리 아니하는게 낫다. 굳이 사서 욕얻어 먹을 일이 있는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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