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1(월)광주 11ºC
오피니언 > 약수터
(약수터)동거차도의 봄
입력 : 2019년 04월 12일(금) 00:00


동거차도는 진도군 조도면에 딸린 섬이다. 우리나라 최서남단으로 파도가 험하다. 백제시대 제주를 왕래하면서 경유하게 돼 ‘거차도(巨次島)’라 불렸다는 설이 있다. 물결이 거칠어 ‘거친 곳의 섬’이란 뜻으로 거차도란 이름이 생겼다는 유래도 있다.

실제 이곳은 물살이 사납다. 동거차도는 서거차도, 상하죽도와 함께 3개의 유인도로 이뤄진 거차군도에 속한다. 남서쪽으로 6.4㎞ 떨어진 곳에 맹골군도가 있다. 그 사이의 맹골수도는 명량해협과 더불어 해류가 빠르기로 소문난 곳이다. 우리나라 해상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동쪽에 있어 동거차도, 서쪽에 있다고 해 서거차도라고 부른다. 주변의 어장이 좋아 과거에는 파시(바다위에서 열리는 생선시장)가 자주 섰다. 특히 멸치가 많이 잡힌다. 즉석에서 가공해 햇볕에 말린 멸치는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동거차도의 넓이는 2.23㎢다. 해안선 길이는 12㎞다. 생활권인 목포와는 68㎞ 떨어져 있다. 목포에서 오전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면 7시간을 꼬박 달려 서른 두번의 경유 끝에 닿을 수 있는 머나 먼 섬이다. 70여가구 150여명의 주민이 미역이나 톳 등을 채취하며 살고 있다.

그런 동거차도 앞바다 물비늘이 반짝인다. 사나운 물길도 잔잔해졌다. 거친 맹골수도에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세월호의 아픔을, 또 다시 슬픔의 봄이 왔음을, 바다도 잊지 않고 있는 게다. 동거차도는 세월호가 인양되기까지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눈물을 닦아주며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꽃이 피고 지기를 다섯 해. 동거차도는 여전히 슬픔의 섬이다. 4월이 오면 동거차도 주민들은 가슴앓이를 한다. 마른하늘의 날벼락처럼 찾아든 사고가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처럼 큰 상처를 남겼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에게도, 슬픔을 함께 한 온 국민들에게도, 동거차도 주민들에게도…. 참혹했던 그날의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렇게 다시 슬픔의 섬 동거차도에 봄이 왔다. 많은 이들이 팽목항을, 동거차도를 찾아 목포 발 여객선에 오를 것이다. 다섯 번째 맞는 동거차도의 봄이 조금은 더 따뜻했음 한다. 저 깊은 바다 아래 잠들어 있는 미수습자들에게 한줄기 따스한 온기라도 전해질 수 있게….

김대우 정치부 부장대우 ksh430@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