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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예술인들 뭉쳐 5·18 상징 배지 만들었다
40주년 되는데도 대표 아이콘 없어
홍성담 화백 판화 작품 모티브 삼아
희생·나눔 상징 ‘5월 어머니’ 형상화
입력시간 : 2019. 04.22. 00:00


시민자생 예술공간 메이홀이 제작한 5·18 배지.
“지난해 제주 4·3항쟁 70주기 추모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4·3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를 차고 추모식에 참석했죠. 노란 리본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상징이 됐습니다. 그런데 5·18민주화운동은 내년 40주년을 맞는데 상징하는 아이콘이나 배지 하나 없다는 것에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스스로 부끄러웠습니다.”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아 광주 지역 예술가들과 치과의사가 운영하는 예술집단이 5·18 상징 배지를 만들었다.

시민자생 예술공간 ‘메이홀(May Hall)’ 박석인 대표는 5·18 배지가 만들어졌다고 21일 밝혔다. 미르치과 원장이기도 한 박 대표는 지난 2012년 동구 인쇄의 거리에 광주 지역 예술가들과 시민자생 예술공간 ‘메이홀’을 만들어 대동정신과 저항정신이 담긴 작품들을 전시·공연해 왔다.

박 대표는 지난해 제주 4·3항쟁 기념식 당시 4·3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를 보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2년 전 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가슴에 별다른 배지를 달지 않고 참석했다. 5월 관련 배지가 없었기 때문. 이후 임의진·고근호·주홍 등 메이홀 작가들과 고심 끝에 배지를 만들게 됐다.

그들이 만든 5·18 배지는 홍성담 화백의 판화 ‘오월 횃불’에 등장한 머리에 주먹밥이 든 광주리를 이고 손에는 횃불을 든 어머니를 형상화했다.

희생, 나눔, 비폭력, 대동세상과 5·18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고, 이같은 취지를 전해들은 홍 화백도 흔쾌히 사용을 허락했다. 서동환 광주 아트가이드 편집장은 디자인과 그래픽 과정에서 힘을 보탰다.

그렇게 우선 제작된 1천여개의 5·18 배지를 광주 5·18 관련 단체는 물론 제주 4·3과 위안부 피해자 단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도 기부하는 등을 메이홀은 구상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제작비를 포함한 3천원으로 판매할 계획이며 수익금은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기부할 방침이다.

메이홀은 5·18 배지는 물론 차량에 부착하는 스티커와 에코백 등을 제작해 5·18 상징물을 시민들이 일상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특히 이같은 결과물이 나온 데에는 메이홀이 그간 홍성담 화백과 박불똥 작가 등 저항정신을 간직한 예술가들의 전시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온 메이홀의 역할이 컸다.

박근혜 정권 시절이던 지난 2014년 홍성담 화백은 2014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전에 출품할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메이홀에서 공개하기도 했었다.

당시 ‘세월오월’은 박 전 대통령이 독재정권을 출산하는 모습을 묘사해 전시불가 결정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불똥 작가는 2016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세월아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를 전시하는 등 메이홀은 엄혹했던 시기 민중 작가들의 안식처가 돼 왔다.

해마다 5월이면 5·18기념 전시회를 개최해 온 메이홀은 다음달 8일부터 31일까지 오월특별전으로 ‘김봉준 신작전-오월의 붓굿’을 전시한다.

박 대표는 “얼마나 많이 보급될지는 알 수 없으나 메이홀 작가들과 많은 이들의 협조로 5·18을 상징하는 아이콘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며 “올해 5·18 추모식에 광주 시민 모두의 가슴에 달린 주먹밥 아줌마를 보고 싶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5·18 배지를 착용하고 광주를 방문할 날도 상상해 본다 ”고 말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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