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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재단, 행정사무감사 거부 이유는?- 인건·운영비 지원 없는데 책임만 묻는 꼴
“‘기념사업 명목’ 국·시비가 전부
자제 운영으로 충당 기타 지원 전무
감사는 출연기관급으로 부당해”
민법 기반 설립 탓 지자체 지원 제약
특별법 지원 부마항쟁 등과 비교돼
매년 재정난 허덕여 대안 필요 시점
입력시간 : 2019. 04.22. 00:00


5·18기념재단이 광주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거부한 이면에는 아직까지 ‘민법 단체’일 뿐인 재단의 현실이 있다. 특별법에 재단지원 근거가 있는 부마항쟁, 제주4·3사건에 비해 자체 재원으로 계속 홀로서기만 해 온 재단에 책임만 묻지 말라는 하소연인 셈이다.

5·18기념재단 내부에서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해왔던 ‘재단 지원근거’를 특별법 개정안에 반영해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조심스레 나온다. 지금 상태로는 국가가 5·18기념재단에 행정·재정 지원을 하려 해도 위법이 된다. 각종 5·18 사업도 한정된 예산으로는 되돌이표만 반복할 수밖에 없다.

◆특별법 아닌 민법 기반…지원 한계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정부는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에 예산과 기금을 지원할 수 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진상조사와 희생자, 유족 선양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반면 5·18기념재단은 ‘민법 제32조’에 따른 단순한 비영리법인일 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예산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부마항쟁, 제주4·3사건보다 먼저 특별법이 만들어졌으면서도 실속은 가장 떨어지는 현실이 바로 특별법의 차이에 있다.

5·18기념재단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와 연결고리가 없는 만큼 운영비나 지원금은 없다.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독립된 조직이다. 5·18기념재단에서는 법적 한계 때문에 자체 사업에 한계가 있음에도 광주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왜 더 다양한 기념사업을 하지 못하냐’는 지적만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도 기념사업비만 한정적으로 지원 가능한 상황이다. 재단 운영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해도 근거 법령이 없어서 안 된다는 답변만 돌아온다”고 말했다.

◆지방재정법 ‘발목’ 정부 운영비 지원도 못 받아

5·18기념재단은 민간성금 52억 원과 민간 및 회원후원금, 사업비 잔여분 등으로 구성된 재단 자산 93억8천200만 원을 운용한 연이자수익 2~3억 원과 기념사업비 목적 국비 24억 원, 광주시 기념사업비 지원금 5~6억 원으로 한해를 운영한다. 이중 사업비는 인건비 등 재단 운영비로 사용할 수 없다. 이자수익 2~3억 원은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지원과 건물임차료 등에 쓰고 국비 지원금 속에 인건비가 포함된다.

정부가 5·18기념재단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 5·18기념재단에 특별교부금으로 운영비를 지원하고 광주시 공무원을 파견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광주시에서 근거 법령이 없다고 해 무산된 일도 있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행안부와 머리를 맞대고 행정·재정지원을 하려 했는데 광주시가 지방재정법에 묶여 특별교부세를 받아도 기념재단에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해 백지화됐다”고 말했다.

◆민·관 협력 통해 중·장기 비전 고민해야

5·18기념재단은 진실규명, 학술·연구사업은 물론 전두환 규탄, 전남도청 원형복원, 대정부 진상규명 촉구 등 주요 업무 대부분에 있어 지방·중앙정부의 협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극우·보수 정치인이나 정당을 직접 규탄할 수 없고 지자체 역량으로 감당할 수 없는 분야가 분명하기 때문에 5·18기념재단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민주도시 광주를 위한 길이라고도 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 지원사업비 위주의 5·18기념사업도 협업하는 것이 아니라 관에서 초안을 짠 후 재단이나 5월 단체에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이다”고 토로했다.

민·관이 함께 손잡고 중장기 비전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5·18기념재단의 생각이다. 내년 5·18 40주년을 맞아 매번 한해 운영에만 얽매이지 않고 수십년 뒤 5·18을 구상할 때라는 이유에서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광주시나 시의회도 5·18정신과 함께하고 있다고 믿는다. 역할과 책임에 대해 관심을 바라는 마음에서 행정사무감사 근거를 요청한 것이다”며 “단순히 행정사무감사를 받지 않겠다고만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대용기자 ydy213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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