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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의료인의 자율 규제
입력시간 : 2019. 04.26. 00:00


양동호 광주시의사회장 (연합외과 원장)

최근 의사 수가 13만명을 넘어서면서 의료인의 의료윤리 위배와 강력범죄 행위사례가 증가 추세다. 이에 따라 의료인 단체에 의한 규제 기능 강화와 자율징계권 부여가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 올랐다.

지난 2015년 경기도의 한 의원에서 1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약 100여명의 환자가 집단으로 C형 간염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 후에도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대리수술이나 수면 내시경 도중 성추행 등 여러 사건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의사의 면허관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명찰법이다. 의료인이 명찰을 착용하지 않으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게 골자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웃지 못할 법이 만들어 지면서 의료계 내부에서 자정의 움직임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일부 의사들의 일탈을 이대로 좌시하면 대부분의 선량한 의사들이 도매금으로 매도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다.

그리하여 2015년 1회용 주사기 재사용 사건 이후 1년만인 2016년 11월 복지부와 의사협회가 공동으로 광주시, 경기도, 울산시 3곳에서 의사가 동료의사들의 비도덕적인 진료행위를 평가하는 전문가 평가제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1차 시범사업 기간 동안에는 의사들의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해서만 전문가 평가단에서 관여하도록 규정하고 2년 반 동안 시행한 결과 제한된 적용 범위로 인해 많은 증례는 없었지만 의사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의료윤리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예방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한다.

일례로 광주에서도 수년전 정형외과 실습을 하면서 실습자들이 카데바(시신) 다리가 노출되는 사진을 찍어 물의를 빚었다. 전문가 평가단이 이를 조사해 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벌금 500만원을 납부하게 하고 일 년간 회원권리 자격정지를 한 사건을 비롯하여 시범사업 기간 동안 여러 사건을 해결해 왔다.

이번에는 1차 시범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2차 시범사업이 2019년 5월부터 본 사업 추진 전까지 이어진다. 2차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지역은 서울시와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전체 광역시와 전라북도의 총 8개 광역시·도다. 시범사업의 추진단장을 필자가 맡게 되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면허관리 제도화에 대한 기본시각은 적발과 처벌보다는 예방과 질 향상이다. 이를 목표로 국민의 건강권과 의사의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율권 보장을 목적으로 접근한다. 즉, 지역 의료현장을 잘 아는 의사가 동료의사에 의한 품위 손상행위와 의료윤리 위배 등의 행위를 상호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인 단체로서의 자율규제 기능 확보에 토대를 마련하고자 함이다.

이번 시범 사업의 전문가평가의 대상은 면허신고나 접수된 민원 등을 통해 의사의 품위손상행위 의심사례, 중대한 정신질환이 있는 의사 면허, 의료인의 직무와 연관된 비도덕적, 비윤리적 행위 등 전문가평가단에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사무장병원·불법 의료 생협 등 비의사가 의사를 교사·방조해 행하는 의료법 위반행위, 의료광고 등도 포함된다.

광주시의사회는 조만간 보건소와 합동으로 설명회를 갖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시민들의 건강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앞으로 국민들이 신뢰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의료인이 되는데 전문가 평가제도가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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