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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레미제라블
입력시간 : 2019. 04.29. 00:00


프랑스의 반정부 시위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유류세 인상 등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향한 노란조끼 시위대들의 시위가 재개되면서 폭력과 방화가 이어졌다. 지난 15일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가 시위 재발의 도화선이 됐다.

대성당 복구를 위해 상류층들이 거액의 돈을 내놓는다고 하자 분노가 폭발했다. 시위대의 호소를 묵살해오던 정부가 성당 복구에 거액을 내는 부자들에게 상당한 세금 감면 혜택을 주겠다고 한데 대한 반발이다.

마크롱 정부는 출범 이후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과 환경오염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유류세 인상 및 추가 인상 계획을 밝혔었다. 이에 많은 시민들은 기업이나 부자들은 세금을 깎아주고 서민들에게만 세 부담을 안겨준다며 시위를 벌이고 나섰다. 시위는 유류세 인상 비판에서 시작돼 부유층과 대기업에 우호적인 마크롱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정부가 유류세 추가 인상 계획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위가 잠잠해지는 듯 했으나 대성당 화재가 또 다른 불을 댕겼다.

대성당이 불탄 뒤 마크롱 대통령은 성당 복구를 위해 국민 모금을 호소하고 나섰다. 루이뷔통 등 유력 대기업들이 앞다퉈 10억유로(1조3천여억원)를 내놓겠다고 호응했다. 노란조끼 시위 등 불안한 정치 상황에 내몰린 마크롱 대통령이 대성당 화재를 발판삼아 국민화합도 꾀하고 세금 감면 혜택을 명분으로 대기업들에게 거액의 복구기금을 내게하겠다는 복안을 가졌던 셈이다.

그러나 대성당 복구에는 천문학적 돈을 선뜻 내놓으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은 외면하는 상류층과 이들을 비호하는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노란조끼를 입은 시위대는 “노트르담을 위해서는 모든 것, 레미제라블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없다”란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가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썼던 유명한 소설 제목으로 ‘불쌍한 이들’, ‘하류 서민’들을 뜻한다. 모든 혁명은 하층 계급에 의해 구동되지만 그 과실은 언제나 상층계급의 차지였다. 대성당과 뗄 수 없는 작품(노트르담 드 파리, 레미제라블)을 썼던 빅토르 위고는 지하에서 서민들의 이같은 시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영태 주필 kytmd8617@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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