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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 균형을 고려한 재정분권을 추진해야 한다!
입력시간 : 2019. 04.29. 00:00


오병기 광주전남연구원 기획경영실장

문재인정부가 작년에 발표한 재정분권 추진방안 중에서 지방소비세 확대 방안이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지방소비세는 2010년 도입되면서 초기에는 국세인 부가가치세 징수액의 5%를 민간최종소비지출 비중에 따라 시도별로 배분하되 지역별 가중치를 적용했다. 그럼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배분금액 격차가 발생함에 따라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별도로 조성하여 그 격차를 완화해 왔다. 그러다가 2014년 정부의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한 취득세 세율 영구인하 조치 이후, 지방소비세를 6%p 증액시키고 이 재원을 취득세 수입 감소 등에 따른 보전분으로 배분해 왔다.

이와 같이 복잡한 방식의 지방소비세는 한 차례 더 복잡해지게 되었는데, 먼저 올해 들어 기존 5%p와 동일한 방식으로 추가 4%p가 증액됐고, 내년에는 다시 추가로 6%p 증액하되, 지방재정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여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 중 3조 5천억원에 해당하는 사업을 지방 이양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사업은 이양하되 재원은 주지 않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와 같이 바뀌는 지방소비세 제도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수도권 지역은 큰 폭의 재정증가가 예상되지만, 비수도권 지역은 심할 경우 재정적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지역별 소비지출 비중은 수도권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취득세 영구인하 보전분 역시 자산가치가 높은 수도권 지역 배분금액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21%인 지방소비세 중 15%p가 수도권 지역에 매우 유리하게 편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늘어나는 6%p 배분금액은 전국 자치단체에게 배분될 예정이지만, 균특회계 예산이 본래 비수도권에 집중된 예산이어서 지역 간 재정불균형을 오히려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그 동안 농어촌지역이나 낙후지역에 집중적으로 지원되던 균특회계 예산을 수도권이 포함된 전국 자치단체에게 나눠주겠다는 얘기와 같은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전남이나 강원도와 같은 농어촌 지역은 정부의 재정분권 방안에 따라 오히려 재정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최선은 내년부터 배분할 6%p 재원을 현재 시도별 균특회계 예산 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균특회계 예산이 명목 상 국가의 예산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비수도권 낙후지역의 예산처럼 운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정부의 재정분권 추진에 따라 국가 재정이 줄어들고 지방 몫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면, 최소한 지방 몫 안에서라도 지역 간 균형을 찾아 주어야 한다.

만약 이런 방법이 수도권 지역의 반발로 불가능하다면 이미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취득세 보전분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방법도 고려할만하다. 부동산경기가 지난 4년 동안 활성화되면서 수도권의 취득세 징수 금액은 역대 최고금액까지 치솟았는데, 그럼에도 취득세 손실분을 지속적으로 보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소비세의 취득세 보전분을 축소 혹은 폐지하고 이렇게 확보한 6%p분의 재원을 균특회계 예산 비율에 따라 배분한다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올해 일몰될 예정인 지역상생발전기금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하고, 한시 조항을 두지 말아야 한다. 수도권에 편중된 지방소비세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이미 2010년부터 도입된 지역상생발전기금은 연간 4천억원대의 재원을 바탕으로 자치단체 간 재정조정제도로서 큰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앞으로도 지방소비세의 보완장치로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지속 조성해 나가야 한다.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본격적으로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지 곧 30년이 다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의제이다. 그러나 자치단체 사이의 경제력과 재정력의 큰 격차를 도외시하고 단순히 7:3이라는 숫자에만 매몰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온전한 지방자치를 실시할 수 있는 일부 지역과 인구 급감이나 지방소멸이란 위기 속에서 간신히 버티는 대다수 지역 사이의 격차가 날로 벌어질 것이다. 자치분권을 추진하려면 균형발전의 시각에서 지역 간 격차도 충분히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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