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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칼럼- 교육의 성과는 수치화할 수 없는 것, 경쟁보다는 상생과 협력의 길 열어야
입력시간 : 2019. 04.30. 00:00


양승현 월곡중학교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작년부터 4월 초에 학생집단상담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3월 달 학부모 상담과 가정방문, 관찰 등을 통해 얻게 된 학생들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학생·교사 간, 학생들 간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방과 후 5~6명의 학생과 담임선생님이 만나 진솔한 자기 이야기를 편하게 나눔으로써 서로 친해지게 하고 교사는 이에 더해 ‘아이들의 상황과 친구 관계’ 등을 파악하여 학생들 개개인에 맞는 지원이 무엇일까를 파악하기 위한 시간인데, 우리 교사들에게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보내게 할 것인가’는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작년에는 그냥 담임 선생님들의 개인 역량과 성향에 따라 개별적으로 그 시간을 운영했었는데, 올 2월달 회의 중에 ‘학생 상담 주간 운영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 시간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가 무척 어려운 과제이다. 그 시간 운영에 대한 Tip을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행히도 우리 학교에 회복적 생활교육과 비폭력대화를 오랫동안 해오신 선생님이 있어 그 선생님께 담임선생님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를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셨고 학생상담 주간 일주일 전에 담임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를 실시했다.

이 연수는 연수 이수 시간에 들어가지 않는 자율 연수였고 연수를 희망하는 선생님들만 들으면 된다고 안내한 연수였는데, 출장이나 병가를 낸 선생님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선생님이 연수를 희망했고, 함께 들었다.

이 연수의 풍경을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모둠별로 앉은 교사들은 보드게임 중 에너지를 발산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할리갈리’라는 게임을 10분 정도 진행했다. 금방 여기저기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와 환호성으로 그 공간이 채워졌다. 그리고는 강사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낱말 칭찬샤워를 진행했다. 긍정적인 다양한 낱말들이 적혀있는 단어 카드들 중에 모둠 친구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단어를 한 사람 당 한 개씩 고른 뒤 돌아가며 그 단어가 왜 그 친구에게 어울린다고 느꼈는지 그 이유를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어른인 나도 ‘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상세한 이유와 함께 듣다보니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너무도 좋아졌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그 느낌을 통해 행복한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았다. 그 뒤로 ‘솔라리움 카드’를 통해 지금 나의 상황과 비슷한 그림을 찾고 그 이유를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같은 모둠 선생님의 현재 상황을 알 수 있어서 그 선생님을 이해하는데 너무 좋은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그 연수를 통해 힐링을 했고 그리고 며칠 뒤 같은 프로그램으로 학생 집단 상담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하교 후에 남아야 한다며 볼멘소리를 했던 아이들이 ‘이런 상담이라면 일년내내 남아도 되겠어요’라고 말했다고 하고, ‘친구들이랑 선생님이랑 훨씬 가까워진 느낌이다’는 피드백을 들었다고도 했다. 그리고 우리 교사들 중에 ‘이제 아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알았으니 다음 번에는 아이들 고민을 심층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연수랑, 틀어져버린 애들 관계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연수도 듣고 싶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 때 ‘그래, 이게 교학상장이고 전문적학습공동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교사들이 함께 공부하고 또 이를 통해 학생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며 교사는 더 큰 자극을 받아 다시 또 함께 공부하려고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성장이고 행복이라고 느낀 것이다. 그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느낀 행복감이나 관계의 성장은 그 누구도 수치로 잴 수 없으며 교사가 느낀 그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참 씁쓸한 기사를 하나 접했다. ‘담임, 부장, 학폭담당 교사에게 내년부터는 높은 성과급을 주고 성과급을 결정할 때 정성평가의 비율보다 정량평가의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어찌 구시대적 유물인 성과급을 폐지한다는 뉴스 대신에 더욱 개악하겠다는 이야기만 내놓고 있는 것인지 한탄스럽기 그지없다.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한 시간과 노력, 그것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한 그 깊이를 어떻게 수치로 잴 수 있을까. 교사 사회에도 그 무엇보다 동료성과 학습공동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교육부는 ‘동료성’과 ‘성과급’이 함께 갈 수 없는 것임을 진짜 모르는 것일까, 아님 모르는 척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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