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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직 30년…‘경운기와 그랜저’가 준 교훈
김대우 정치부 부장대우
입력시간 : 2019. 05.03. 00:00


올해로 공직생활 30년을 맞은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운기와 그랜저를 교훈삼아 지나온 공직 30년’이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1988년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직에 입문한 정 부시장은 완도 노화도가 고향이다. 이 글에서 정 부시장은 고향과 공직생활 30년에 대한 소회를 담았다.

정 부시장은 “지난 30년을 돌이켜 보면 후회되지 않고 적지 않은 보람을 느꼈는데 그 비결은 바로 ‘경운기와 그랜저’의 교훈 때문”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정 부시장이 1988년 행정고시에 합격하자 고향 완도 노화도에서는 마을 잔치가 열렸다. 광주에서 버스를 타고 완도에 도착해 다시 배를 타고 노화 이목항에 이르자 마을 청년들이 고시합격을 축하해주기 위해 경운기를 대기해 놓고 정 부시장을 기다렸다고 한다.

죽마고우 한명이 “종제야~ 우리 경운기 카퍼레이드 한번 하자”는 말에 감격한 정 부시장이 경운기에 막올라 출발하려는 순간 건설업을 하는 형 친구가 “마을 어른들이 기다리고 계시는데 느림보 경운기로 언제 가겠느냐”고 핀잔을 해 얼떨결에 형 친구의 그랜저를 타고 마을 회관으로 향했다. 경운기를 탔으면 30분이 족히 걸렸을 거리를 그랜저로 한달음에 달려간 정 부시장은 마을어른들의 환호와 축하 속에 잔칫상을 받았다.

다음날 육지로 향하는 배 안에서 전날의 상황을 돌이켜 본 정 부시장은 몹시 후회스러웠다고 한다. 빈 경운기를 몰고 마을회관에 나타난 청년들의 허탈한 표정, 그들의 소박한 정성이 거부됐을 때 느꼈을 마음의 상처 등 송구한 마음이 무겁게 짓눌러 이를 평생의 교훈으로 삼자고 다짐했다는것이다.

이를 계기로 정책 결정의 순간마다 돈이 많거나 권력이 많은 자가 부당하게 압력을 가하더라도 말 없는 서민들, 평범한 시민의 마음과 입장을 헤아리겠다는 각오를 했고 지난 30년 자신의 공직생활을 지탱해온 교훈이 됐다는 게 이 글의 요지다.

정 부시장은 “공직 30년을 보낸 이 시점에서 지난 공직생활을 돌이켜볼 때 적지 않은 보람이 느껴지는 것은 모두 ‘경운기와 그랜저’가 가져다 준 교훈 덕택이다”며 “그때 경운기를 몰고 부두까지 마중 나왔던 동네 청년들에게 죄송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글을 맺었다.

정 부시장은 평소에도 글로 소통하는 것을 즐긴다. SNS 등을 정보와 정책방향을 알리는 소통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날 공직 30년의 소회를 개인 SNS에 올린 것도, 최근 파리 근무 당시의 경험을 담은 소설 ‘파리에서 온 이메일’을 발간한 것도, 바로 이런 소통의 산물로 이해된다. 사회 초년생 때 가졌던 신념을 30년 동안 흔들림없이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청렴을 최우선 덕목으로 해야 하는 공직자라면 더욱 그렇다. 정 부시장의 강한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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