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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서비스원'의 설립과 그 의미
입력시간 : 2019. 05.09. 00:00


신일섭 광주복지재단 대표이사

'공공성(公共性)'이란 무엇일까. 21세기 들어 우리 사회 전반에서 공공성이란 단어만큼 자주 사용하는 용어도 없을 것이다. 의료의 공공성, 교육의 공공성, 방송의 공공성 등 이미 흔히 사용하고 있는 개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공공성, 국가 또는 국가가 투자한 공기업의 공공성도 자주 이야기 한다. 최근에는 건축과 미술의 공공성, 심지어 교회의 공공성까지 논의되고 있다. 근래 극장가에서는 ‘공공의 적’이라는 영화가 흥행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공공성'이라는 단어가 여러 용례에서 드러나듯이 갈수록 심화되는 격차의 시대에, 개인의 탐욕이 그칠 줄 모르는 퇴행적 자본의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고 선명해지고 있는 것 같다. 더구나 초유의 저출산·고령화의 급격한 위기의 한국사회에서 공동체 회복을 위한 공공성이 더욱 절실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과 필요성에 의해 복지의 공공성 차원에서 '사회서비스원' 설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서울, 경기, 대구를 비롯한 몇 지방정부에서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시작하였다. 사회서비스원이 설립되면 앞으로 사회복지 전달체계나 관리체계에서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을 간단히 말하자면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전문성, 투명성 향상을 통한 대국민 서비스의 질 제고를 위하여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주도해 보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사회서비스원은 그동안 민간 영역에서 제공했던 노인장기요양, 장애인 활동지원, 영유아 보육 등 돌봄 영역 사회적 서비스를 공공 영역에서 직접 제공하기 위한 전담기관이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를 직접 고용해 종사자 처우개선과 노동환경 개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여 국민에게 향상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사회서비스원'의 시행 배경에는 급격한 사회변화에 맞물려 사회서비스의 공공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민간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공공부문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우려가 바탕이 됐다. 가령 사회복지시설 공공운영 현황 자료에 의하면(2016년도) 한국의 공공운영, 설치시설 비율은 8.8%인데 반하여 일본은 24%, 스웨덴은 72%에 이르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한국의 공공 비율은 아직 한자리 수에 머물러 있고 반면에 민간 비율은 훨씬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재정 효율화를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민간위탁운영도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위수탁 관계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아 종사자의 처우문제 뿐만 아니라 고용관계가 불안하고, 체계적이고 투명한 균질적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공공성 강화를 통하여 서비스 질을 제고하여 국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고자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전문성,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서비스원 설립에 대한 약간의 우려섞인 시선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회서비스 사업에 열정을 다하고 성실하게 운영해왔던 민간운영자들은 자신의 노력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받지못하고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평가나 역할 또한 책임있게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주도의 사회서비스 정책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 그동안 민간차원에서 노력해왔던 사회서비스 사업도 제대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사회서비스원의 설립이 입법과정을 거쳐 활성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제도적 복지(institutional welfare)’로서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에서는 올해 말 경에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예상하고 오는 2020년에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사회서비스 민간비율이 90%를 웃도는 광주지역에서 어떻게 공공성을 확보하고 강화할 것인가는 우리 모두의 숙제이다. 강호제현의 높으신 지혜와 많은 고민들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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