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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미달이, 어른버전은 없을까요”
연극 ‘보잉보잉’·‘스캔들’로 연기력 다져
연기자로서 제2의 도약 준비 중
“아역 후배들은 혼자 힘들지 않길”
입력시간 : 2019. 05.13. 00:00


극단 문을 열며 익숙한 얼굴이 인사를 건넸다. 귀여운 외모는 그대로이지만, 성숙해진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인기 시트콤 ‘순풍산부인과’(1998~2000)의 ‘미달이’ 김성은(28)이다.

“얼마 전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하지 않았느냐”며 “주위에서 안 떨렸느냐고 묻더라. 카메라 앞에 선 지 20년이 넘었는데…”라며 크게 웃었다.

김성은에게 미달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초등학생 시절 ‘순풍산부인과’의 인기에 힘입어 광고만 30여편을 찍었다.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팬사인회를 열고, 여덟 살에 아파트를 장만할 만큼 많은 돈을 벌었다. 당시에는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우와~ 내가 대한민국 최고 아역배우’라고 생각하기보다 ‘피곤하다. 조금만 더 자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지금도 ‘순풍산부인과’는 레전드 시트콤으로 불리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회자되고 있다. 다시 봐도 웃기면서 소름 돋는단다. 스스로 ‘어린애 말투가 어쩜 저렇지?’라며 놀란다.

김성은은 ‘순풍산부인과’를 마친 직후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 2004년 돌아왔지만, 중·고등학생 시절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요즘은 미달이를 귀엽게 봐주지만, 그때만 해도 영악하고 되바라진 아이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한 대 쥐어박고 싶지 않았느냐”며 “중고교 남학생들이 뒤에서 큰소리로 놀리고, 길 가다가 보면 치고 가는 등 짓궂게 굴어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아역 탤런트의 아픔에 그 누구보다 공감한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보다 촬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연스레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 삶이 익숙해진다. “또래 친구들은 어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또래 친구들은 아역배우들에게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역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너 혼자만 앓지마. 남들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났으면 좋겠어.”

“보통 또래 친구들에게도 말을 못한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해하겠느냐. 부모님에게는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서 말을 못한다. 누구한테도 말을 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한다.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 열 살 아이에게 스무 살 성인들의 생각을 하게 할 수는 없다.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간관계를 통해 치료해야 한다. 급하게 이 혼란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나 지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삶을 살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나이도 들며 인간관계에서 치료가 필요하다.”

김성은은 연기자로서 제2의 도약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연극 ‘보잉보잉’과 ‘스캔들’로 연기력을 다지고 있다. 10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른 김성은은 다양한 감정이 교차했다. 설레고 기쁘면서 두렵고 걱정도 됐다. “관객들과 솜털까지 보이는 거리에서 호흡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잉보잉’은 바람둥이 ‘조성기’(한영준·임채영·오진영·장은석·최준하)가 미모의 스튜어디스 ‘이수’(강예빈·나혜진·남지율·서가현·전민정), ‘지수’(김성은·박기루·이연우·윤교야·최연아), ‘혜수’(유은주·이현아·지혜연·윤이나·한지은) 셋을 동시에 사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코미디 연극이다.

처음부터 “지수 역에 끌린 건 아니다. 성격이 180도 다르다. 평소에는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다. 애교도 없다”며 “연습할 때 너무 힘들었다. 목소리가 성숙한데 지수처럼 귀여운 척 하려니 손발이 오그라 들었다. 첫 공연때 자괴감이 들더라. ‘앙앙’ 혀 짧은 소리를 내며 공연하니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기분이 들었다. 생전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7개월 째 공연하며 어렸을 때부터 쌓은 내공이 빛을 발했다. 이제는 사소한 실수를 해도 불안해하지 않는 자신감이 생겼다. 애교 연기도 철판 깔고 당당하게 한다. 그래도 “친구들의 반응은 최악이다. 최근 대학 동기 5명이 연극을 보러 왔는데, 내가 애교를 부릴 때 친구가 고꾸라지더라. 다들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보잉보잉’은 2001년부터 18년째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적 관객수 430만명을 넘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수많은 배우들이 지수 역을 맡았다. 김성은 만의 차별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우연히 연극을 보러 온 관객들이 ‘미달이 김성은이었네’, ‘연기 잘한다’는 얘기를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소극장이지만 200석 꽉 차면 정말 덥고, 맨 끝자리까지 소리를 전달하기 힘들다. 난 오랫동안 단련된 발성과 호흡 덕분에 ‘대사가 잘 들린다’는 얘기를 듣는다. 보통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배우들은 행동보다 말이 먼저 나간다. 나는 감정을 충분히 끌어 올린 뒤 눈을 바라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회 딱따구리처럼 똑같은 공연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과 주고 받으며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도 똑같은 연기는 하지 않는다.”

김성은은 모든 질문에 척척 답했다. 딱 하나, ‘미달이 외 어떤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느냐’고 묻자 한참 동안 고민에 빠졌다. 20년 동안 미달이로 불린 탓일까, “어려운 질문”이라며 고심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 않느냐. 나는 이미 이름을 남겼으니 나름 잘 산 것 같다. 지금 내 캐릭터는 애매하다. 30대를 앞두고 있지만 얼굴은 아직 어리고 키도 작다. 요즘은 시트콤도 제작되기 쉽지 않은데, 난 주인공을 바라지 않는다. 주인공 친구, 직장 상사 등 감초 역할을 하고 싶다. 미달이 성인 버전은 없을까.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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