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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땅속 시설물
입력시간 : 2019. 05.13. 00:00


전동호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도로포장 한쪽으로 하얀 줄이 그어지더니, 얼마 안 있어 잘리고 파헤쳐진다. 가스관을 매설하려는 것이다.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이번엔 상수관이다. 그다음은 또 하수관이다. 도대체 땅속엔 얼마나 많은 시설물이 들어 있을까? 다들 생활 편익을 위한 거지만, 재앙이 되기도 했다. 1994년 12월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555명 이재민), 다음 해 4월 대구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246명 사상), 작년 12월 고양시 백석동 열수송관 파열(2명 사상) 피해가 났다. 매설 위치를 몰랐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결과다. 그리고 곳곳에 나타난 싱크홀은 안전에 대한 염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과거에도 땅속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삼국사기’에 고구려 유리명왕 21년(서기 2년) 8월에 지진이 났다는 기록을 시작으로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에 1천800여회나 나온다. 월식과 일식, 벼락, 뇌우 등 자연현상을 통치자의 실덕이라 여기며 하늘과 인간이 교감한다는 천인합일을 믿었던 시절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진이 지각 판의 단층활동임을 알았고, 이에 버틸 수 있는 내진과 제진 대책도 마련됐다. 하지만 오늘날엔 더 복잡해졌다. 상수도·하수도·전기·가스·통신·송유·난방을 위한 관들이 서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도시와 문명을 가져다 준 7대 지하시설물이지만, 각 관리주체가 다르다보니 필요할 때마다 설치하면서 그 위치를 통합하는 시설은 미처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굴착과 기초파일 항타 과정에서 피해가 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곤 한다. 공사 전에 계측장비를 이용하여 조사를 하다가도, ‘여기는 없겠지’ 하던 오해가 2차, 3차 사고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지하 탐사 전문 업체까지 등장했지만 이제는 국가 차원의 관리 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의 삶을 안전하게 보살피는 일이기 때문이다.

좀 늦기는 했지만 데이터베이스(DB)화를 진행하고 있다. 각 관리주체 별로 먼저 한다. 2021년 완료 목표다. 우리 도에서도 상하수도 1만1천250㎞에 652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목포 등 12개 시군은 8천980㎞를 이미 구축했고, 담양 등 8개 군은 진행 중이며, 신안과 곡성은 준비를 하고 있다. 작업이 완료되면 지반정보(시추, 지질, 관정 등)와 지하구조물(지하주차장, 공동구 등) 자료를 연결시켜 ‘지하공간통합지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법적 뒷받침은 마련했다. 작년 1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발효되었고 2020년부터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도 시행된다. 앞으론 일정 규모 이상 굴착 시에 지하안전영향평가를 받아야 하고, 노후시설 관리와 유지관리비도 확보된다. 그렇지만 행정기관(시군, 도, 정부)과 공공기업 정보를 연결하고 통합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지하정보 관리센터’기능이 있어야 한다. 땅속 시설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도로, 하천 부서 수집 데이터를 포함시키고 여건이 변할 때마다 현행화를 해 나가면 대단한 자원이 될 것이다. 국가경쟁력을 향상하는 일이다.

지하시설물은 쓰레기와 달리 땅속에 묻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도시는 지금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이 융합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보를 공유하면서 모든 사물의 생애주기 변화와 유지관리 시기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미래사회의 한 모습이지만 새로운 문명 생활은 변화를 선택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칫 변질되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늘 계획적이어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또, 이 산 저 산을 연결하는 철탑과 길가의 전봇대도 너무 혼란스럽다. 땅속으로 들어가게 했으면 좋겠다. 이 아름다운 강산을 더 이상 뒤덮게 할 수 없다. 돈이 드는 일이라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전의 자금 사정이 전력 생산 다변화로 녹록치 않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면 국고에서 더 지원하면 된다.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창밖의 오룡산을 한 번 보자. 서울 북악에 대응하는 남악의 배산(背山)인데도 우뚝 솟은 철탑이 흉하기만 하다. 그 가치를 살리는 무슨 대책이 있어야겠다. 아름다운 생각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행동이 필요한 때다. 지혜를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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