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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스승과 선생님
입력 : 2019년 05월 15일(수) 00:00


이제는 상영한 지 오래된 낡은 흑백필름 같은 추억이 됐지만 학창 시절 지휘봉과 출석부, 교과지도안을 들고 교실로 향하던 선생님의 발걸음은 늘 학생들을 긴장시켰다.

10분간의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온 뒤 다음 수업시간을 기다리며 재잘 대던 아이들은 수업 시작종이 울리고 선생님의 발소리가 가까워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히 책상에 앉아 기다렸다.

우리는 20년이라는 학생신분을 거쳐 성인이 됐고 학부형으로 선생님을 만나고 있다. 이른바 ‘콩나무 교실’로 불리며 한 학년에 보통 5~10학급씩 학급당 60~70명으로 운동장에 발디딜 틈 하나 없었던 1970~80년대 학교 풍경도 사라진 지 오래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사람들이 몰리는 서울에서도 폐교가 속출하고 있다. 어찌 됐건 선생님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처럼 감사와 존경의 대상으로 학생들에게 각인된 존재였다.

이렇듯 큰 산처럼 우뚝 서 있었던 ‘선생님’의 은혜와 노고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 15일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은 지난 63년 5월 26일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J.R.C)에서 이날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사은행사(謝恩行事)를 한데서 비롯됐다.

정부는 63년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스승의 날을 제정했다.

이후 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됐고 73년 정부의 서정쇄신방침에 따라 사은행사 규제로 ‘스승의 날’이 폐지됐으나 82년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조성을 위해 부활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40년 가까이 스승과 제자의 징검다리가 돼 준 스승의 날이 김영란법 시행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으로 인해 존폐논란이 일고 있다.

공교육 붕괴와 사교육 중심의 교육계 풍토 속에서 선생님은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한 교육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원들은 교권 저하와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들이 진정한 ‘스승’으로 설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주체 모두가 이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나서야 한다. 교육백년지대계라 했다. 우리 아이들은 물론 모두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최민석 사회부부장 cms20@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