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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5월 다큐멘터리 ‘김군’
입력시간 : 2019. 05.20. 00:00


사진 한 장속에 담긴 4년여에 걸친 진실찾기. 80년 5월 불의한 군대가 짓밟은 시가지에서 찍힌 흑백 사진 속의 ‘김군’은 넝마주이였다. 헌 옷, 헌 종이나 폐품 등 넝마를 주워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시민을 학살한 군에 맞서 항쟁에 뛰어들었다.

밑바닥 삶을 살았던 그의 이름 석자는 알려진 바 없다. 다만 그가 자주 다니던 지역에 살던 아주머니에 의해 ‘김군’으로 불렸을 뿐이다. 살던 곳도 뚜렷하지 못했다. 그날 이후의 행적도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그 김군이 5월의 또 다른 기록 영화 주역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왔다.

5월 다큐멘터리 ‘김군’은 기억과 망각 사이에 놓인 기록물이라고 한다. 군모를 쓰고 무기를 든 채 군용트럭 위에 옆으로 비스듬히 앉아 누군가를 주시하는 듯한 김군은 북한 특수군 제1광수 이기도 하다.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한 극우 보수인사가 그렇게 지칭하면서 그는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부대원(광수)이 되었다. 김군 뿐 아니라 또 다른 시민군들도 제2광수, 제3광수로 양산됐다. 기록으로만 남은 사진 속의 빛바랜 얼굴들은 김군의 경우처럼 조잡한 붉은 점과 선들로 난도질 된 채 제4, 제5광수들로 낙인(?) 찍혔다.

다큐멘터리를 찍은 감독은 ‘그들이 과연 그해 5월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이었나’ 하는 의문과 함께 김군의 실체를 찾기 위한 추적에 나섰다. 광주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오래된 자료들을 촘촘히 엮어내는 작업 속에서 그날의 진실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섰다.

한 평자(評者)는 그랬다. 영화는 극단적인 선악의 대립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 참담함을 겪고도 수십년을 왜곡과 폄훼 속에 살아온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살륙이라는 죽음의 굿판에 맞서 일어났던 수많은 김군들의 이야기는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치유되지않는 시대의 아픈 고통이고 기억이라고.

감독은 “39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관객들에게 새로운 광주의 진실을 대면하게 하고 싶었다. 울분과 비극보다는 그날의 진실을 제대로 소환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땅에 상식을 가진 보편적인 시민들이 반드시 능멸과 오욕, 패악과 패륜을 이겨내고 진실과 마주하게 되리라 확신하면서 그랬을거다.

김영태 주필 kytmd8617@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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